존재 만으로도 특정 분야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이들이 있다. 오랜시간 해당 분야에 몸 담으며 업적을 내거나 혹은 두각을 보이는 재능있는 천재들이 그러하다. 30년차 가수 이승철과 개성적인 보컬의 소유자 정인 또한 그 중 하나. 그런 두 사람이 '불후의 명곡'을 통해 환상적인 듀엣 무대를 꾸몄다.
이승철과 정인은 1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이승철과 6인의 보컬' 특집으로 전설 가수로 이승철이, 출연진으로는 정인, 정은지, 이해리, 김필, 틴탑, 손호영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은 '불후의 명곡' 최초로 전설로 출연한 이승철이 출연가수 6명 모두와 함께 듀엣 무대를 꾸며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끈 것은 가수 정인과 이승철이 함께 한 듀엣 무대였다. 이승철의 히트곡 '서쪽하늘'을 원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편곡한 무대.
무대 시작 전, 내내 장난기 있는 모습과 유쾌한 입담을 보였던 정인은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180도 변화한 표정과 눈빛을 보였다. 전통악기 아쟁과 비슷한 느낌을 내는 정인의 목소리는 자유자재로 변화했다. 무대를 지켜보던 청중 평가단은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정인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유롭게 음을 가지고 노는 후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 해주는 이는 선배 이승철이었다. 30년이 지나도 여전히 청량감 있는 보이스와 안정적인 음정을 자랑하는 이승철은 후배의 독특한 보이스가 더욱 빛나도록 뒷받침 하는 역할을 했고 정반대되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묘하게 어우러졌다. 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세심하게 눌러담은 풍부한 감정선은 두 사람의 공통점이다.
노래를 모두 마친 뒤 이승철은 "'서쪽하늘'의 편곡은 정인이 거의 다 도맡아 했다. 이번 무대를 위해 굉장히 열정적인 면모로 노력해 준 후배에게 고맙다"며 완벽한 무대를 위해 노력한 후배를 칭찬했다. 이승철에겐 배우 고 정진영에게 추억이 담긴 특별한 노래가 '서쪽하늘'이었기에 이번 무대는 더욱 특별했을 터.
정인 또한 선배 이승철과 한 무대에 오르게 된 것에 대해 "작업하는 시간 내내 굉장히 즐거웠다. 이승철 선배와 함께 이렇게 '서쪽하늘'을 부른 것 만으로도 굉장히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30년이란 오랜 세월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래부르며 음악활동을 해온 '살아있는 전설' 이승철의 녹슬지 않은 가창력, 그리고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오고 있는 뮤지션 정인. 존재 만으로도 음악이 되는 두 선후배의 만남은 짧지만 강렬했다. /sjy0401@osen.co.kr
[사진]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