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도, 대책도, 근본도 없었다. 그야말로 ‘무한도전’이라 가능한 ‘땜빵 방송’이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미국 특집이 취소되며 구멍 난 분량을 채우기 위한 ‘오늘 뭐하지’가 방송됐다. 말 그대로 오늘 뭐 할지를 멤버들이 직접 준비하고 기획하는 방송인 것.
‘무한도전’ 측은 지난 주 방송을 통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미국 특집이 취소됐다고 전해 아쉬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는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했던 멤버들도 마찬가지. 하지만 더욱 시급한 것은 당장 방송에 나갈 분량을 채우는 것이었다.
이에 멤버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끝에 조금 빠른 바캉스를 떠나게 됐다. 함께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었던 두 명의 샘도 합류한 이번 바캉스는 출발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특히 유재석은 목적지도, 도착지도 없이 무작정 차를 몰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내비게이션과 제각각 다른 취향을 어필하는 멤버들을 이끌고 출발해야했다.
마침내 계곡이 보이는 식당에 도착한 일곱 명은 식사를 마친 후 미국 특집을 위해 준비했던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멤버들과 스태프들의 밥값 몰아주기를 내건 다트 게임. 이에 샘 오취리가 두 번 연속으로 당첨되며 웃음을 자아냈지만, 게스트 배려 차원에서 다시 시도한 끝에 결국 박명수가 밥값을 계산해야 했다.
다음은 식당 바로 옆에 있는 계곡에서의 물놀이였다. 이 역시 이른 바캉스인 탓에 발을 담그자마자 절로 탄성이 나올 만큼 차가운 계곡물이 복병이었지만, 곧 적응한 멤버들은 서로에게 물을 퍼부으며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또한 계곡 전문 MC 유재석의 제안에 따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깨알 같은 게임도 예상 외의 ‘꿀잼’을 선사했다.
이어 워터파크로 향한 멤버들은 ‘워터슬라이드에서 냉면 먹기’에 도전했다. 박명수는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것과 달리, 한 입도 먹지 못한 채 “들어가는 순간 아무것도 없더라. 마술이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식신’ 정준하마저 실패했지만, 아낌없이 망가지는 멤버들의 모습에 웃음만큼은 역대급이었다.
이날 방송의 마지막은 워터드롭 미끄럼틀에 당첨된 정준하와 박명수의 비명 소리가 장식했다. 마지막까지 큰 웃음을 선사한 ‘오늘 뭐하지’ 특집은 그 어떠한 계획도, 대책도, 근본도 없었지만 날 것 그대로의 ‘꿀잼’을 만들어내며 다시 한 번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