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빵'의 힘이 제대로 증명됐다.
다음 작품의 첫 방송 시간을 늦추기 위해 편성됐던 KBS 2TV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나 미국 특집 취소로 진행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반란이다. 시청자들이 더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콘텐츠가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가 됐다.
'무한도전'은 지난 18일 방송을 위해 긴급하게 분량을 확보해야 했다. 미국 특집이 취소되면서 급하게 '오늘 뭐하지' 에피소드를 구상해 취소된 특집의 분량을 확보해야 했던 것. 오늘 무엇을 할지에 대해 멤버들이 직접 기획해 방송을 채워갔다.
땜빵 방송 이후 반응은 더 폭발적이었다. 특별한 계획이나 사전 준비가 없던 상황이었지만, 이날 방송 후 시청자들은 "역시 무한도전"이라면서 더 열광했다. 큰 계획 없이도 10년간 호흡을 맞춰온 '무한도전'이었기에 가능한 방송이었다는 것.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아무 계획도 없던 상황에서 '꿀잼'을 만들어낸 멤버들이다. 워터파크와 계곡만으로도 '무한도전'의 클래스는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무한도전'은 잘 짜인 수많은 특집을 진행해왔고, 이 특집들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꼭 완벽하게 준비된 특집이 아니더라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멤버들의 내공이 탄탄했다는 의미다.
'백희가 돌아왔다' 역시 KBS 2TV 새 월화드라마인 '뷰티풀 마인드'의 첫 방송 시기를 늦추기 위해 편성됐다. 소위 말하는 '땜빵 드라마'로 불렸지만, '백희'가 방송된 2주 동안 화제성은 최고였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빠른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톱스타의 출연으로 기대 받던, 소위 말하는 '대작' 이상의 성과를 얻어냈다.
이 작품은 단 4회 분량이었지만, 인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까지 조화를 이루면서 땜빵 드라마의 반란을 이끌어냈고, 또 다른 4부작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들면서 가능성까지도 보여준 작품. 꼭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16부작 미니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이야기와 연기가 좋다면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땜빵이라고 얕보다 큰 코 다친다. /seon@osen.co.kr
[사진]MBC,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