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섯’ 속 로맨스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안재욱과 소유진의 험난한 재혼 로맨스와 그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인기를 끄는 것은 성훈과 신혜선 그리고 안우연과 임수향의 4각 로맨스다. 익숙한 상황이지만 뻔하지 않고 산뜻하게 풀어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아이가 다섯’은 제목에서부터 아이 둘을 가진 이상태(안재욱 분)와 아이 셋을 낳은 안미정(소유진 분)이 재혼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흔한 드라마들처럼 악연으로 시작해서 점점 호감으로 변해서 서로 사랑에 빠지고 가족과 주변의 반대에 부딪혀서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아이가 다섯’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디테일은 다르다. 이상태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다. 모든 것을 갖춘 완벽남이면서 한 번 정한 결정에 대해 책임지는 책임감과 어떤 상황에서도 안미정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예쁘다. 늘 상처받고 힘든 안미정을 항상 감싸주는 이상태는 다른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백마 탄 왕자 캐릭터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으로 신선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어려움이 예고된 안미정과 이상태의 재혼 과정도 공감이 가게 풀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허무맹랑하고 상식 밖의 시댁 식구들이나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해서 막장스럽게 풀어가지 않는다. 서로가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들어 재혼을 반대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설득하기 위해 현실에서 쓸 법한 말들을 한다. 물론 서로의 견해차로 인해 상처도 받고 답답할 때도 있지만 그런 모습들조차도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4각 로맨스도 상황은 복잡하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산뜻하다. 티 없이 순수하고 필요 이상으로 배려심이 넘치는 이연태(신혜선 분)이기에 자신의 연인 김상민(성훈 분)의 동생이 자신이 7년 동안 짝사랑한 김태민(안우연 분)이라는 사실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훤히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상민의 모습이 때론 코믹하고 때론 짠하게 다가오며 공감을 얻고 있다.
김태민과 장진주(임수향 분) 커플도 장진주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반대로 어렵게 사랑을 이어오고 있기에 순순히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서로가 간절한 사연들이 적절하게 버무려져 있어 이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커플이 헤어지든 이 난관을 극복하고 결혼을 하든 모두가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아이가 다섯’은 로맨스를 그리지만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로맨스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다. 캐릭터와 개연성을 모두 다 잡은 ‘아이가 다섯’이 꾸준하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