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의 흥행으로 자신감이 붙은 폭스 코리아. '곡성'의 흥행을 보면서 김호성 대표가 떠올린 건 "역시 장르 영화를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장르 영화가 만들어져야 그 나라의 영화 시장이 건강해진다는 것은 김호성 대표가 지닌 일종의 철학이었다. 그 예로 현재 찾아볼 수 없는 '호러퀸' 이야기를 꺼냈다.
"'곡성'을 보면서 장르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장르 영화가 많이 나올 수록 더 좋은 감독과 더 좋은 배우들이 나오는 겁니다. 장르 영화는 변주가 가능하니까요. 이번 '곡성'도 곽도원이라는 훌륭한 배우의 주연행(行)을 이끌지 않았습니까. 예전엔 공포 영화가 여배우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장르 영화가 약해지면서 어느순간 부터 '호러퀸'이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장르 영화가 만들어져야 시장이 건강해지는겁니다. '곡성' 이후 장르 영화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좋은 일이죠. 하하."
하지만 어찌됐건 폭스 코리아는 영화를 만들고 수익을 얻어야 하는 회사일터. 소위 말하는 '천만 영화'에 대한 욕심이 없는지 은근슬쩍 떠보니 물론 그런 영화도 해야겠지만 좋은 영화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스코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회사 자체를 위해서도 그 편이 더 좋을 것이라는 것.
때문에 김호성 대표는 신인 감독들과의 작업에 마음이 열려있었다. 좋은 시나리오를 들고 온다면 언제나 환영이라고. 소위 말하는 '블록버스터' 공식에 맞추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인 감독과 멀어지게 마련. 그렇기에 김호성 대표는 또 다시 장르 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만 영화들도 해야죠. 하지만 그게 목표는 아니라는 겁니다. 저희는 존경받는 영화사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보면 좋은 영화들이 나올 것이고 그 이후에 흥행은 따라올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르 영화도 흥행 잘 될 수 있어요. 하하. 장르 영화는 새로울수록 상업성이 확보되는 거니까 다양한 종류의 장르 영화들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그게 우리 회사 차원에서도 좋고요."
김호성 대표는 FIP(폭스 인터네셔널 프로덕션)의 대표로 있지만 리얼라이즈픽쳐스의 대표로도 있는 상황이다. 현재 촬영에 들어간 영화 '신과 함께' 역시 그의 작품이다. 이전에도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다양한 작품을 성공시킨, 성공한 제작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영화 제작자를 꿈꾸는, 혹은 영화 자체를 꿈구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돌아오는 대답은 "세상 공부"였다. 자신 스스로의 통을 크게 넓혀야 기획이라는 것이 나오는 것이라고 김호성 대표는 전했다.
"세상 공부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책도 많이 봐야 하고 세계의 다양한 영화들도 많이 봐야죠. 그만큼 몸과 마음이 부지런해야하고 젊어져야합니다. 스스로를 그런 상황에 놔야죠. 자기 스스로의 통을 넓히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획이라는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사람 자체가 통이 넓어야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고 젊은 생각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럴려면 부지런해야죠."
마지막으로 FIP의 대표로서, 폭스의 목표를 물으니 건강한 한국 영화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김호성 대표는 답했다. 한국 영화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많은 감독과 다양한 작품들을 발굴해 해외로 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FIP 표직을 수락한 것도 한국 영화 시장의 글로벌을 위해서였다.
"제가 한국 영화 시장에 받은 것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영화계에 돌려줘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앞으로의 한국 영화 시장은 결국 제작사가 만드는건데 이제는 한계가 왔다고 봐요. 이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죠. 그럴려면 글로벌 루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폭스로 오면서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곡성'이 좋은 계기가 됐죠. 좋은 영화를 많이 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건강한 한국 시장을 만들어야죠. 감독도 많이 발굴하고 해외로 보내고,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서 한국 영화의 좋은 토양을 만들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카데미 작품상도 노려보고 싶네요. 하하하." / trio88@osen.co.kr
[사진] '곡성' 스틸, '광해, 왕이 된 남자', '미녀는 괴로워'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