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도 안 했지만, 첫방부터 터진 김래원의 스윗한 매력과 거친 반항아 박신혜의 변신은 앞으로 '닥터스'를 더욱 기대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김래원과 박신혜는 지난 20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에서 과거 고등학교 생물교사였다가 신경외과 외사가 되는 홍지홍과 무기력한 반항아에서 의사가 되는 유혜정(박신혜 분)을 맡아 열연했다.
'닥터스' 1회에서는 13년 전 홍지홍과 반항아 유혜정의 첫만남이 촘촘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졌다. 유혜정은사고를 치고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전학을 오게 됐는데, 첫 날부터 도둑질, 패싸움 등 사고를 쳐댔다. 그러다 선생님, 아버지, 할머니에게 두들겨 맞기도. 극 속에 등장하는 화려한 액션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박신혜의 변신이 놀라울 정도.
반면 병원 원장인 아버지에 서울대 의대 출신인 홍지홍은 인턴을 하던 중 의사를 그만두고 선생님이 된 인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며 학생들에게 살갑게 인사를 하는 정 많고 다정다감한 선생님이다. '현실적'이라는 말을 달고 살며, 그래서 학생들에게 바로바로 직언을 하기도. 폭력 사고를 친 반 학생에게 밥을 사준 뒤 싸우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싸움하면 잡히지 마라"라고 하거나 공부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꿈을 찾으라고 하는 조언들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유혜정과의 첫 만남은 신선함 그 자체. 음반 가게에서 CD를 훔친 유혜정을 일단 도왔단 홍지홍은 학생도 아니고, 훔치지도 않았다는 유혜정의 말이 거짓임을 증명해냈다. 그 과정에서 유혜정의 발차기에 한대 얻어 맞은 홍지홍은 "매력쩐다. 우리 사귀어요", "나한테 이렇게 거칠게 대하는 여자는 처음이네", "미치지 않고 어떻게 사랑합니까"라는 등의 말로 유혜정을 당황케 했다.
게다가 자신의 하숙집 주인인 유혜정의 할머니 앞에서 유혜정이 도둑질을 했다고 고자질까지 했다. 물론 할머니는 유혜정의 편을 들며 "그러니까 장가를 못 가는 것"이라며 홍지홍에게 일침을 날렸다. 이 장면의 포인트는 "여기서 장가 얘기가 왜 나오냐"고 말하는 김래원의 시무룩한 표정. 그리고 이어지는 홍지홍과 유혜정과의 티격태격 말싸움은 앞으로 변해갈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기대케 만들 정도로 재미있고 유쾌했다.
지난 해 SBS '펀치'를 통해 다시 한 번 연기 잘하는 배우임을 입증한 바 있는 김래원은 이번 '닥터스' 속 홍지홍을 통해 더욱 달달하고 자상한 남자의 매력을 뽐낼 예정. 그는 첫 방송부터 마치 '옥탑방 고양이'를 연상케 할 정도로 밝고 매력적인 캐릭터 홍지홍을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멜로도 잘하는 배우임을 스스로 증명해낸 것. 그리고 이는 '신종 캐릭터'라 불리는 홍지홍을 만나 변하고 성장할 유혜정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길 '닥터스'를 기대케 하는 이유로 손꼽힌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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