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월화드라마가 물갈이가 됐다. KBS 2TV ‘뷰티풀 마인드’와 SBS ‘닥터스’가 첫 방송을 마친 것. 이미 방영되고 있었던 MBC ‘몬스터’까지 월화드라마가 새 판을 짜며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다.
지난 20일 의사가 주인공인 두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뷰티풀 마인드’는 하나의 사건에 얽힌 감정 없는 의사 이영오(장혁 분)와 교통 순경 계진성(박소담 분)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그린다. ‘닥터스’는 사제지간에서 다시 의사 선후배로 만난 홍지홍(김래원 분)과 유혜정(박신혜 분)의 사랑과 의사로서의 성장을 다룬다.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를 통해 권선징악을 담는 ‘몬스터’까지 월화드라마 세 편 모두 특색이 강하다.
일단 첫 맞대결은 ‘닥터스’가 웃었다. 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닥터스’는 전국 기준 12.9%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1TV ‘가요무대’(12.2%), MBC ‘몬스터’(9.7%), KBS 2TV ‘뷰티풀 마인드’(4.1%) 등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 ‘뷰티풀 마인드’, 긴장 가득한 이야기..다음 전개가 궁금해
‘뷰티풀 마인드’는 첫 방송부터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였다. 진성이 영오가 병원 비리를 폭로하려는 사람을 일부러 죽였다고 생각해 영오의 뒤를 쫓았다. 영오는 자신의 실력을 믿는 의사이자, 감정의 변화가 없는 섬뜩한 면모를 드러냈다. 정의감이 넘치고 어떻게 보면 오지랖이 있는 진성과 사사건건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두 사람의 대립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는 병원 내 갈등을 촘촘히 그릴 것으로 보이는 바.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장혁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허준호, 이재룡, 오정세, 류승수 등 무게감 있는 배우들의 열연도 눈에 들어왔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긴장감이 있는 전개이긴 한데, 호불호가 엇갈릴만한 접근이었다. 마치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어두운 분위기와 깜짝 놀라게 만드는 연출이 긴박감을 높이는데는 일조하겠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 ‘몬스터’, 돌고 도는 복수극..사이다 복수는 언제?
‘몬스터’는 강기탄(강지환 분)의 복수를 다룬다. 기탄의 가족을 죽이고 나락으로 떨어뜨린 변일재(정보석 분)와의 지리한 싸움을 50부작으로 담고 있다. 이야기는 반복된다. 기탄이 일재를 무너뜨리려고 노력하나, 일재가 매번 기탄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 기탄의 고통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일재의 몰락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는 선과 악의 뚜렷한 대립구도 속 누구나 한 번 보면 알 수 있는 쉬운 이야기다. 다만 개연성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아직 25부밖에 방송되지 않았는데 기탄과 일재의 대립이 자꾸만 반복되다보니 크게 놀랍지도 그렇다고 크게 재미없지도 않은 무난한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그나마 강지환, 박기웅, 정보석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게 강점이다.
# ‘닥터스’, 의사들의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기대해
‘닥터스’는 어떻게 보면 병원에서 사랑하고 성장하는 그간의 의학 드라마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제지간이었던 두 남녀가 의사 선후배로 만나 사랑을 꽃피우는 이야기. 이 뻔한 이야기가 흥미로운 것은 하명희 작가의 현실적이고 통찰력 있는 접근법 덕분. ‘따뜻한 말 한마디’와 ‘상류사회’ 흥행을 이끌었던 하 작가는 이번에도 통통 튀면서도 공감이 가는 대사로 이야기의 뻔함을 덮어버렸다.
김래원과 박신혜의 설레는 조합 역시 강했다. 지난 해 ‘펀치’에서 처절한 복수를 했던 박정환으로 분했던 김래원은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럽고 달달한 기운을 뿜어대고 있다. 여자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신데렐라 연기를 많이 했던 박신혜는 털털해서 매력적인 ‘센 언니’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두 남녀의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가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