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과 박신혜가 만들어내는 호흡이 이렇게 좋을 줄 미처 몰랐다. 8살차는 쉽게 웃어넘길 정도로 최고의 '케미'를 보여주는 두사람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 2회에서는 선생님과 학생으로 만난 홍지홍(김래원)과 유혜정(박신혜)가 초반의 투닥거림을 넘어서, 호감을 가져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CD 절도사건을 계기로 첫만남을 갖고, 발차기로 지홍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혜정. 하지만 거리에서 쓰러진 임산부를 구하는 지홍의 모습에 혜정은 뒤늦게 감동받고, 다르게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공부에 몰두한다. 친구 진서우(이성경)의 도움을 받아, 결국 딱 1주일만의 벼락공부로 수학 1등의 영예를 안는다.
자전거를 같이 타고, 비를 피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누가봐도 한층 가까워진 지홍과 혜정. 이미 혈액형 파악을 이유삼아, 의외의 스킨십도 이뤄냈다. 물론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제약 속에서 직접적인 감정 표현은 없었다. 혜정의 말을 빌리자면 '그런 카테고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보는 이를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이 툭툭 내뱉는 대사들도 모두 오글거림과 설렘을 동반케 했다.
혜정과 달리, 진서우는 지홍과 '그런 카테고리'이고 싶어했다. '남자와 여자'로, 의대를 가서 이후 결혼해 부부가 되길 희망해 용감한 고백까지 내질렀다. 돌아오는 재치있는 거절에, 로맨스는 곧장 물거품이 됐지만. 물론 이를 계기로 서우는 혜정에게, 수학 1등의 자리도 짝사랑 선생님도 모두 빼앗겼다는 모멸감을 느낀다. 그리고는 결국 두 사람의 루머를 직접 게시판에 게재하며 복수한다.
혜정은 서우를 설득하고자 한밤중에 공사장(?) 같은 장소로 불러냈다가, 몸싸움 도중 성경은 쓰러져 정신을 잃게되고, 더욱이 화재까지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다소 비현실적일 수는 있지만, 자신도 조금 변해보려고 마음 먹었던 혜정이 또 한 번 좌절을 경험하게 되는데는 딱이었다.
어쨌든 이처럼 어려운 가시밭길을 거쳐 혜정이 의사가 됐다는 건 십분 이해가 됐다. 또 지홍과 혜정이 의사로 재회하기 전 학교에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도. 이날의 사건으로 분명 혜정은 물론, 지홍도 시련을 겪을 게 자명했다. 그래도 잊지않을 정도로 두 사람 사이에 설렘의 스파크가 튀어주길 바랄 뿐이다. 의드에 녹인 로맨스든, 로맨스에 녹인 의드든, 배우 김래원과 박신혜가 만들어 낼 두근거리는 '케미'가 보고 싶고, 궁금하긴 하다. / gato@osen.co.kr
[사진] '닥터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