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던가.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 사장에서 교도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더니, 평사원으로 회사에 복귀한 후 다시 사장이 됐다. 잠시 주춤했지만 완벽히 ‘프로 갑질꾼’으로 돌아온 ‘몬스터’ 진태현 이야기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몬스터’에서 도도그룹 평사원 신분이 된 도광우(진태현 분)는 예전 버릇을 못 버리고 동료들에게 갑질을 퍼부었다. 자신에게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이유로 과장 이하 사원들을 꿇어 앉히고 골프채를 휘두르며 갖은 패악을 부렸다.
도광우의 아버지 도충(박영규 분)은 한결 같은 아들의 안하무인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비서실장 문태광(정웅인 분)에게 도광우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일임하고 ‘인간 개조’를 부탁한 것이다. 문태광은 갑질 끝판왕 도광우에게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섰지만, 모든 뒷일을 책임지겠다는 도충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도충은 “나랏님도 해결 못 하는 게 자식 문제”라며 “자네마저 손을 든다면 나도 광우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 놈 위해서라도 꼭 좀 맡아달라”고 아들 사랑을 드러내 감동을 주기도 했다.
문태광은 바로 도광우 개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도광우가 배치된 관리실에 단 둘이 들어가서 문을 잠그고 창고 정리와 비품 관리를 지시했다. 역시나 반발하는 도광우에게 문태광은 “실시하라고 임마!”라며 윽박을 질렀다. 문태광의 호통에 주눅이 든 도광우는 명령에 따랐고, 시종일관 자신을 ‘도광우 사원’이라 부르는 그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세는 이내 역전됐다. 도광우가 변일재(정보석 분)의 마수에 걸려든 것. 변일재는 도충의 아들 도건우(박기웅 분)와 도광우에게 신약 계약건을 미끼로 접근했다. 본부장에서 해임될 위기에 몰린 도건우와 평사원이 된 도광우에게 신약 계약은 재기의 발판이었고, 두 사람은 변일재가 시키는 모든 것에 따랐다.
결전의 임시 주주총회날, 변일재는 도광우를 선택했다. 평사원이 된 도광우는 금세 사장으로 올라섰고, 그의 모친 황귀자(김보연 분)은 도충이 쓰러진 틈을 타 회장 행세를 하고 나섰다. 반면 도건우는 본부장에서 평사원이 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프로 갑질꾼’은 완벽히 부활했다. 도광우는 사장이 되자마자 인사 전권을 휘두르더니, 문태광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더 이상 도광우에게 두려울 것은 없었다.
지난 3월 첫 방송된 ‘몬스터’가 반환점을 도는 동안, 도광우의 인생 역정은 화려하게도 펼쳐졌다. 세상에 못 하는 일이라고는 없던 그였지만, 변일재가 짜 놓은 판의 말이 되는 바람에 추락과 비상을 반복했다. 변일재에게 이용당한 후 그대로 극에서 자취를 감출 것만 같았던 도광우가 죽지도 않고 매번 살아 돌아오는 덕에 ‘몬스터’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 드라마의 개그와 스릴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는 도광우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몬스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