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국이 들썩이고 있다. 간판 PD들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것. MBC를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 중 하나인 ‘일밤-복면가왕’ 민철기 PD도 회사를 떠날 전망이다.
22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민철기 PD는 최근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토요일에 ‘무한도전’이 있다면, 일요일에는 ‘일밤’이 있듯 그야말로 MBC 일요일 예능을 책임졌던 민철기 PD라 그의 퇴사는 안팎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MBC의 주축이 됐던 예능 PD들의 퇴사는 지난해부터 줄을 이어왔다. 지난해 손창우, 이병혁, 김남호 PD가 MBC를 떠났고 ‘아빠 어디가’ 시즌1을 연출했던 강궁 PD, ‘나 혼자 산다’와 ‘진짜사나이’ 서브 PD였던 문경태 PD는 중국으로 진출했다. 불과 2달 전에만 해도 ‘우리 결혼했어요’ 세계판을 연출했던 유호철 PD, ‘아빠 어디가’ 김유곤 PD와 ‘우리 결혼했어요’ 전성호 PD가 나갔다.
MBC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을 비롯해 ‘라디오스타’, ‘듀엣가요제’, ‘나혼자산다’, ‘우리결혼했어요’, ‘마이리틀텔레비전’, ‘일밤’의 ‘복면가왕’과 ‘진짜사나이’ 등 가장 발 빠르게 예능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서 예능 명가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예능명가가 들썩이고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국내 예능시장을 주도했던 MBC PD들이 창의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보다 자유로운 환경을 택하게 된 것.
지상파 방송사 PD들은 퇴사 후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로 이적하거나 중국 진출을 택한다. 물론 지상파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떠난 PD들이 소위 대박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보며 용기와 희망을 얻는 모습이다.
인재들의 이탈은 비단 MBC만의 문제는 아니다. KBS를 떠난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PD는 CJ E&M에 이적한 후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퇴사를 고민하는 PD들에게 결심을 굳히는 ‘좋은 예’가 되곤 한다.
민철기 PD가 퇴사하면서 MBC 예능국은 어떤 변화를 맞을까. MBC 예능국의 현재 경직된 조직 문화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인재 이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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