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안될 것 같은, 맞춤형 배역.'
배우 서현진이 데뷔 이후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선풍적인 인기탓이다. 서현진은 극중 보통 오해영 역을 맡아, 마치 제 옷을 입은 듯한 실감나는 연기로 모든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알려진 것처럼 해당 오해영 역할은 김아중, 최강희의 고사를 거쳐 지금의 서현진에게로 왔다. 물론 지금은 '서현진이 아니라면 지금의 오해영은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이미 서현진이 아닌 그 누구의 오해영도 상상되지 않는다.
서현진은 그저 좋은 작품을 통해 운좋게 얻어걸린 '로코퀸'이 아니다. 지난 2001년 걸그룹 밀크로 데뷔, 2005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2011년 MBC 드라마 '짝패'를 통해 신인상을 거머쥐면서 연기 첫발을 제대로 내디뎠다.
하지만 이후에도 다양한 사극, 혹은 악역 등을 소화하면서 별다른 주목을 받는데는 실패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나인' 제작진, 그리고 이진욱·정용화 등과 호흡한 '삼총사'로 tvN과의 인연을 맺었고, 이후 '식샤를 합시다2'를 통해 지금의 평범한 매력녀 캐릭터로 호평받았다. 그리고 지금의 '또 오해영'을 만난 것.
말하자면 MBC에서 다수의 작품을 연이어 이어가며 MBC 공무원(?) 같은 생활을 하다가 '삼총사'로 tvN 공무원이 된 후 '식샤2'로 시동을 걸어, '또 오해영'으로 '연기 포텐'을 폭발시켰다. 10여년 쌓아온 연기 내공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 오해영'을 보면 확실히 와닿는 게 있다. 그저 배우의 인기에만 급급한 캐스팅이 아닌, 배역에 적합한 캐스팅이 이뤄졌다는 것. 자칫 선을 넘으면 밉상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오해영'이라는 캐릭터의 균형을 잘 잡으면서도 보는 입장에서도 애정이 듬뿍 생길 수 있게, 소화할 능력이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이는 이후 제작되는 모든 드라마 제작사들이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또 오해영'이 시작될 당시만 해도, 서현진이 여주인공으로 최종 캐스팅 됐을 때만 해도 '또 오해영'이 지금처럼 큰 성공을 일궈낼 거라는 사실을 판단했던 이는 많지 않았다.
'티없이 완벽한 연기력'으로 모든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배우는 한정적이다. 그렇다보니 자꾸 한정된 주연들이 반복 캐스팅되며, 유사한 느낌을 내는 작품들이 쏟아지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때문에 앞으로라도 이번 '또 오해영'과 서현진이 보여줬던 바로 그 신선하고 최적화된 배역 캐스팅이 거듭되길 바란다.
'또 오해영'을 끝낸 서현진이 모든 작품에 두루 출연하면 좋겠다는 의미의 '1드라마 1서현진'이 아니다. '또 오해영'의 서현진처럼 배역 맞춤형 배우들의 캐스팅이 늘어,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는 주조연 배우의 폭이 지금보다는 더 다양해질 수 있길 기대해보는 마음에서의 '1드라마 1서현진'이다.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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