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대모’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 신작의 캐스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언제나 그랬듯이 배우들에게 전달되는 시놉시스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아 눈길을 끈다.
문영남 작가는 현재 방영 중인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후속으로 오는 9월에 신작을 내놓는다. ‘우리 갑순이’라는 가제로 알려진 이 작품은 우리 시대 결혼과 부부의 삶을 다룰 예정.
일단 송재림과 유선의 출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배우들에게 전달된 시놉시스에는 인물들의 이름이 담겨 있지 않다. 보통 인물들의 이름이 적혀 있는 다른 작품과 달리 첫째 딸, 재혼 남편, 아내, 남편으로 표기돼 있기 때문. 문영남 작가가 일단 자극적이고 황당한 이야기를 만들어도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기 때문에 이 같은 가족 중심으로 인물이 설정돼 있는 것은 예측 가능한 부분이다.
시놉시스뿐만이 아니다. 캐스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배우들이 맡는 등장인물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제작진은 남녀 주인공인 갑돌이(송재림 분)와 갑순이를 제외하고는 배우들에게 정확히 무슨 역할을 할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OSEN에 “다른 드라마와 달리 문 작가님 신작인데 출연할 의향이 있느냐고 제의를 받았다”라면서 “구체적인 역할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제의를 받아서 출연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작가의 작품은 그동안 늘 대박을 쳤으니까 캐릭터를 몰라도 무조건 출연하고 보자는 배우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문 작가 작품에 출연할 생각만 있다면 배우가 맡는 캐릭터가 무엇이 될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 작가의 작품은 비중과 상관 없이 웬만하면 주목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극중 인물들의 개성이 강해 비중이 크지 않아도 논란 혹은 화제가 되기 때문. 그래서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인물의 성격을 따져서 고민을 하는 게 아니라 문 작가의 작품에 출연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일이 많다는 게 배우 소속사의 설명이다.
문 작가는 그동안 ‘왕가네 식구들’, ‘폼나게 살거야’, ‘수상한 삼형제’, ‘조강지처 클럽’, ‘소문난 칠공주’ 등 자극적이고 특이한 인물들이 가득한 가족 관계로 이야기를 풀어왔다. 시청률 보증수표라고 여겨질 만큼 흥행 기록을 이어왔지만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특히 극중 인물들의 이름에 성격이 드러나거나 이름으로 하기에는 우스꽝스러운 표현을 많이 쓰곤 한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