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지난해에는 ‘냉장고를 부탁해’로 방송계에 ‘쿡방’ 열풍을 일으켰는데, 올해 JTBC 예능은 아쉽기만 하다. 성적을 보면 심각한 수치는 아닌데 JTBC가 매해 예능 트렌드의 한 줄기를 이끌었던 걸 보면 아쉽다는 말이다.
드라마도 마찬가지였다. ‘욱씨남정기’ 전까지 드라마들의 성적을 보면 개국 당시의 시청률 수치를 기록했던 드라마가 있었을 만큼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래도 ‘욱씨남정기’를 시작으로 ‘마녀보감’까지 좋은 성적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화제성도 잡았다.
◆ ‘기발’한 예능 부재 속 ‘아는 형님’의 선전
JTBC의 매력은 다른 방송사와 달리 예능들이 ‘기발’했다는 것이었다. ‘마녀사냥’을 비롯해 ‘나홀로 연애중’, ‘속사정쌀롱’, ‘히든싱어’와 같이 어느 방송사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예능들이 매해 1~2개씩은 방송됐다.
‘냉장고를 부탁해’도 마찬가지였다. 셰프들이 대결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예능은 ‘냉장고를 부탁해’가 유일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쿡방 열풍의 주역이라고 표현할 만큼 지상파, 케이블에서 쿡방 예능을 서로 앞다퉈 만들었고 요리 관련 예능이 아닌데도 어떻게든 코너를 만들어 셰프들을 섭외했다.
그야말로 ‘냉장고를 부탁해’ 이후 셰프들이 출연하지 않는 예능이 없을 정도였다. 인기만큼 시청률도 높았다. 한 때 8%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JTBC 예능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마녀사냥’ 같은 예능을 보고 싶다”였다. 올해 초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의 김숙과 윤정수 커플이 시청률 7% 결혼공약을 하면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고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 화제가 되며 시청률은 높았지만 이전의 JTBC 예능들을 봐왔던 시청자들로서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 ‘아는 형님’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고는 있다. 요즘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예능과 달리 콩트와 상황극을 하며 아날로그적이면서 B급의 감성으로 인기 예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청률도 상승하고 있다.
◆ 굴욕적 시청률 속 심폐소생극 ‘욱씨남정기’
JTBC 상반기 드라마 성적은 ‘욱씨남정기’ 전까지 ‘굴욕적’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다. 금토극만 방송하고 있는 JTBC는 올해 ‘마담 앙트완’을 시작으로 ‘욱씨남정기’, 방영 중인 ‘마녀보감’까지 총 세 개의 드라마를 선보였는데 ‘마담 앙트완’까지는 우울했다. JTBC 금토드라마는 ‘욱씨남정기’ 전까지 ‘하녀들’을 제외하고 그간 방송된 금토극들의 성적이 크게 아쉬웠다.
JTBC가 2014년 처음 선보인 금토극 ‘하녀들’이 시청률 4%대를 기록한 이후 특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없었다. ‘사랑하는 은동아’와 ‘순정에 반하다’는 화제성이 높았지만 시청률이 2%를 넘기지 못했고 ‘라스트’도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낮았다. 또한 제작비 150억 원을 투자한 국내 최초 재난드라마 ‘디데이’도 2%를 넘지 못했다.
드라마들의 부진 속에 JTBC는 동시간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마담 앙트완’을 두 달 뒤로 미뤄 편성해 방송했지만 0.4%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욱씨남정기’가 부진의 늪에 빠졌던 JTBC 드라마의 자존심을 살렸다. ‘욱씨남정기’가 마의 시청률 3%를 돌파한 것. 그간 JTBC 금토극이 tvN 금토극 앞에서 조금도 힘을 못 썼지만 ‘욱씨남정기’가 드디어 동시간대 방송됐던 ‘시그널’을 제치고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으며 JTBC 드라마를 부진에서 탈출시켰다.
‘욱씨남정기’부터 상승세를 탄 JTBC 금토극. ‘욱씨남정기’에 이어 ‘마녀보감’도 평균 2%대의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마녀보감’ 후속 ‘청춘시대’도 지금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