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역시 우리동네 음악대장이었다. 한순간에 토크쇼도 경연으로 만드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의 9연승 가왕 클래스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게다가 선곡은 에메랄드캐슬의 ‘발걸음’. 수많은 남성들이 노래방에서 자신의 가창력을 과시하기 위해 부르는 애창곡이다. 음악대장이 부르면, 이 흔한 선곡도 다르다.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 이야기다.
하현우는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나섰다. 정체가 밝혀진 이후 첫 토크쇼인지라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상상 이상의 입담을 뽐내며 시청자들을 두 번 ‘입덕’시켰다.
무엇보다 가창력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하현우였던 만큼 시작부터 귀 호강 타임이 시작됐다. 국카스텐의 신곡 ‘펄스’를 직접 기타 반주를 치며 선보인 것. 그의 노래가 시작되자 MC들과 출연진들은 모두 빠져들었다. 아주 짧은 라이브였지만 감동 받기에 충분했다.
전국투어를 앞두고 있는 와중에 계속되던 연승은 그에게 고마움과 동시에 부담감도 작용했을 법도 한데 늘 최선을 다했다. 이는 지켜봐온 시청자들이라면 당연히 느낄 수 있던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라디오스타’를 통해서 스스로도 밝혔다. 먼저 마지막 선곡에 대한 의혹을 해명했다. 평소보다 약한 선곡에 탈락을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는 평소 부르고 싶었던 곡이자 부르면서도 행복했다는 답을 내놨다. 또한 테이와의 승부에서는 턱이 빠질 만큼 열창을 했다는 비화를 전해 시청자들을 감동케 했다. 바로 이런 자세로 늘 임했던 것이자, 이 비화는 그 중 하나의 예시였던 것.
마지막 선곡까지 우리를 감동케 했다. ‘라디오스타’에서는 늘 마지막에 게스트들의 노래를 듣는다. 그래서 하현우의 무대를 방송에서 또 볼 수 있다는 점은이 ‘라디오스타’를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감 중 하나였다. 하현우는 에메랄드캐슬의 ‘발걸음’을 택했다. 경연에서 선곡하고 싶었던 곡이지만 자신과 어울리지 않아 아쉽게 패스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노래방 반주에 맞춰 1절만 부른 곡인데, 귀가 호강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이에 그가 아직 음악대장이었더라면 더 많은 노래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음악대장의 가면을 쓰고 ‘발걸음’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말이다. 물론 스스로 음악대장으로서 이 노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는 했지만.
그는 이제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는 최고의 가왕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가왕의 자리를 물려주면서 시원섭섭했을 그. 이제 전국을 누비며 그가 있었던 무대 위에서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토크쇼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동안 가왕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하현우의 노력에 대한 감사를. / besodam@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