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끝자락,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둔 안방에 스릴만점 드라마가 찾아왔다. 22일 베일을 벗은 SBS 수목 드라마 '원티드'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원티드'는 국내 최고 여배우가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 쇼를 진행, 범인의 요구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르는 리얼리티 스릴러 드라마. 1회 방송에 이 줄거리가 그대로 함축해 담겼다.
스토리는 이렇다. 여주인공인 톱스타 정혜인(김아중 분)은 하나뿐인 아들에게 집중하기 위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그날 밤 마지막 촬영장에서 아들 현우가 납치돼 충격에 빠졌다.
이어진 전개 역시 충격 그 자체였다. 정혜인은 집 앞에서 낯선 우편물을 발견했고 거기엔 그가 은퇴를 고심하고, 깜짝 발표하고, 촬영장에 복귀해 아들과 시간을 보냈던 그 하루가 그대로 대본으로 적혀 있었다.
이후 도착한 문자 메시지에서 협박범은 정혜인에게 "생방송 리얼리티쇼를 만들어라"고 지시했다. 매일 밤 10시, 10회까지 미션을 성공하면 아들을 돌려보내겠다는 것. "방송을 거부하면 현우는 죽는다. 시청률 20% 이하로 떨어지면 현우는 다친다"는 협박까지 더했다.
절박한 심경의 정혜인은 PD인 신동욱(엄태웅 분)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아들이 납치된 엄마의 눈물 섞인 호소는 뭉클했지만 이를 생방송 리얼리티로 제작하라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모성은 강했다. 정혜인은 신동욱과 프로그램을 기획한 뒤 시청률이 가장 높은 토크쇼에 홀로 나가 "제가 은퇴를 발표했던 날, 제 아들이 납치됐습니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김아중이 결박된 상태로 연기하는 첫 장면부터 실제 시청자들을 바라보며 아들의 유괴 사실을 고백하는 엔딩까지 '원티드'는 1회만으로도 충분했다. LTE급 전개에 파격적인 스토리까지 안방을 사로잡을 만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보였다. 소재로는 영화 못지않은 쫄깃함과 긴장감이 예고됐지만 연출에 있어서 다소 느슨하다는 시선을 거두기 힘들었다. 배우들 사이 합과 각자의 캐릭터 역시 아직은 어색했다.
그럼에도 '원티드'에 기대가 쏠리는 건 시기상으로 딱인 이유에서다. 장마가 시작되고 무더위가 무르익기 시작할 무렵에는 드라마 역시 납량, 스릴러 등의 장르가 사랑받기 마련.
최적의 타이밍에 안방을 찾은 '원티드'가 앞으로 어떤 전개와 평가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comet568@osen.co.kr
[사진] '원티드'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