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KBS 2TV '태양의 후예'다. 배우 송중기를 국보급 한류스타로 만든 이 드라마는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건재함을 다시 입증해냈을 뿐만 아니라 재미만 있다면 아직도 40%에 육박하는 대박 시청률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상기시켰다.
올해 첫 번째 사전 제작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 전까지만 해도 케이블채널 tvN이 '응답하라 1988'을 시작으로 '치즈인더트랩', '시그널' 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섭렵했다. 이로 인해 지상파 드라마 위기설까지 대두됐다.
특히 '시그널'이 SBS 편성을 논의하다 불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더더욱 지상파 드라마의 문제점을 꼬집는 대중들이 늘어갔다. 그만큼 '시그널'이 보여준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물론 지상파 드라마가 무조건 완성도가 떨어지고 시청률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을 해봤을 때 '시그널'처럼 크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다는 것이 문제.
그렇기에 상반기 국내외를 휩쓴 '태양의 후예'는 신드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매회 시청률 신기록을 세우는 것은 기본이고, "~지 말입니다",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그럼 살려요" 등 등장하는 대사들을 유행 시켰으며,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 등의 출연 배우들을 독보적인 한류스타로 만들었다. '태양의 후예' 마지막회가 얻은 3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라는 시청률은 주중 드라마에서 절대 깨지지 않을 독보적인 기록으로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양의 후예' 이후 주중 드라마 시청률은 참패에 가깝다.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마지막회에서 17.3%를 기록한 것 외에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한 자릿 수 굴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수목극은 지상파 3사 모두 침체되어 있는데, 워낙 시청률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1위가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히려 '동네변호사 조들호' 후속으로 편성된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가 호평 속에 쾌조의 시청률을 얻었다. 그만큼 참신하거나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지 않았다는 의미. 그나마 고정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KBS와 MBC 주말 드라마만이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많이 달라질 전망. 이미 2회 방송을 마친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가 14.2%라는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 김래원 박신혜의 호연과 가슴 따뜻한 휴먼 멜로 메디컬 드라마라는 이점이 결합된만큼 '닥터스'의 상승세는 이미 예상이 되는 지점. 여기에 '함부로 애틋하게', 'W', '구르미 그린 달빛', '보보경심:려', '푸른 바다의 전설' 등 한류스타와 스타 작가들이 의기투합한 대작들이 대거 방송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 지상파 드라마들의 선전을 기대케 한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