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깊어질대로 깊어진 남녀의 사랑이나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밀당 남녀의 썸이나 둘 다 설레긴 마찬가지다. tvN 월화극 ‘또 오해영’과 MBC 수목극 ‘운빨로맨스’가 안방극장을 휘젓고 있다.
이름 때문에 얽힌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내용을 그린 ‘또 오해영’에서는 박도경(에릭 분)과 오해영(서현진 분)의 사랑으로 가득하다. 해영은 감추고 숨기는 게 미덕이라 여기는 20~30대 보통의 여자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시청자들은 그런 해영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중.
도경은 자신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해영의 삶을 망쳤다고 생각해 그녀에게 죄책감과 연민, 동정심을 느꼈지만 볼수록 정이 가는 해영의 다양한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길거리에서도 짙은 스킨십을 하는 두 사람의 로맨틱한 장면이 한여름 밤을 달달하게 수놓고 있다.
월화극이 금세 끝났다고 일주일을 어떻게 버티냐고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지 않아도 된다. 다음날부터 ‘운빨로맨스’가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남자 주인공 제수호(류준열 분)는 책을 읽으며 이론만 쌓은 연애 허당이다. 여자와 말 한마디 제대로 나눠보지 못한 쑥맥인데 그의 뜨거운 사랑도 입꼬리를 올리기엔 충분하다.
자신과 다른 성향을 가진 심보늬(황정음 분)를 좋아하게 되면서 하루종일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여성 시청자들에게 ‘이런 남자도 있구나’라고 웃어 넘기게 만든다. 진실된 그의 여심 공략법 덕분에 결국 철옹성 같았던 보늬도 넘어가고 말았다. 순정남 수호의 모습에서 소소한 사랑을 느끼게 된 것이다.
남녀의 사랑을 다룬 로맨스 드라마가 식상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배우 연출 대본 등 삼박자가 맞으면 ‘좋은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 공감가는 대사들이 시너지를 발휘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마치 심마니를 캐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 오해영’과 ‘운빨로맨스’는 사랑에 대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루면서도 그 안에 판타지를 적절하게 가미한, 소위 말해 꽤 잘 빠진 로맨틱 코미디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