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의 하드캐리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주연을 맡은 배우 이유리가 연기한 두 캐릭터는 남았다. 한 작품에서 양극을 오가는 상반된 두 명의 인물을 소화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무서운 소화력이다. 지난 24일 종영한 KBS 2TV 주말극 ‘천상의 약속’ 속 이유리의 이야기다.
그는 앞서 전작인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를 통해 독보적인 악녀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워낙 임팩트가 강했던 터라 이유리의 대표 캐릭터가 되는가 했는데, 그의 차기작인 ‘천상의 약속’에서 또 다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레전드 리스트’를 추가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1인2역을 맡아 드라마를 맛깔나게 살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한 번 더 입증했다. 당차고 생활력이 강하며 가족과 연인을 위해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 맑은 성품의 소유자인 ‘이나연’과 부잣집 외동딸이자 까칠하고 도도한 시사 주간지 기자 만능 엄친딸 ‘백도희’. 그는 양 극단에 있는 이 역할을 오가며 호평을 받았다.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극본 김연신 허인무 연출 전우성)은 24일 종영했다. 지난 2월 1일 첫 방송 이후 사랑했던 사람에게, 그리고 대를 이어 내려온 악한 사랑에 짓밟힌 한 여자의 굴곡진 삶을 그려온 이 드라마는 102회에 만에 마무리 됐다.
출생의 비밀, 여주인공이 죽은 쌍둥이 자매를 대신해 인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2TV 일일극다운 강한 극성을 자랑하는 전개로 이어가며 시청자들을 사랑을 받았다. 평균 20%(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기억상실, 다른 인물의 모습으로 진행하는 복수극 등의 막장 요소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등장해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이를 조금이나마 상쇄시켜준 것이 배우들의 열연이었다. 그 중에서도 주연을 맡은 이유리의 활약이 눈부셨다. 작품의 결말은 해피엔딩, 그리고 권성징악이었다. 모든 불행의 원인인 박유경(김혜리 분)이 딸 장세진(박하나 분)을 살리기 위해 이나연(이유리 분)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빌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또 나연은 박휘경(송종호 분)과 두 번째 사랑을 시작하며 결말을 맺었다.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이유리의 존재감이 반짝 빛났다. 한 드라마에서 한 캐릭터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 양극단을 오가는 두 인물을 알차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끌어 올리고 드라마를 보는 특별한 즐거움까지 자아낸 바다.
한편, 이 드라마의 후속으로는 배우 소이현 오민석이 주연을 맡은 '여자의 비밀'이 방송된다./joonamana@osen.co.kr
[사진] '천상의 약속'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