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기안84의 '나혼자산다'는 웃기면서 짠한 매력이 다분하다. 이제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기안84는 자신을 찾아온 전현무와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기안84는 지난 24일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를 통해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지난 2월 방송 당시 친구집에 얹혀 사는 것은 기본, 회사에서 먹고 씻고 자는 걸 해결했던 기안84에게 집이 생긴 것. 그는 짐을 맡겨 놓은 친구가 장가를 가다보니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집을 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안84는 회사와 5분 거리에 있는 집을 얻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가구 하나 없이 휑하기만 했다. 거실에는 쇼파와 TV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풀지 않은 이삿짐도 있었다. 멀쩡한 건 리즈시절 사진 뿐이라는 말이 적절했다.
게다가 기안84는 쇼파에 놓여 있던 곰인형 윌슨을 바닥에 내동댕이 쳐놓기도. 음식이라고 해봤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컵라면 하나에 남은 족발을 넣어 먹는 것이 전부. 물론 청소도 대충, 설거지도 대충이었다. '귀차니즘'이 발동한 '혼자남'들의 전형적인 모습.
이런 기안84의 일상을 본 전현무는 편의점 음식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고, 함께 '혼자남'들이 느낄 기분을 만끽했다. 특히 기안84와 전현무가 마지막에 나눴던 '혼자 있을 때의 무서움'이나 전현무가 돌아갈 때 기안84가 느꼈던 쓸쓸함 혹은 아쉬움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사람이 있는 회사보다 혼자 있어야 하는 집과 일이 더 무섭다는 기안84는 20대에는 많이 느꼈던 쓸쓸함도 나이가 드니까 무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뎌지는 것이 좋은 건 아니다. 감정이 메마른 거니까"라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줄어드는 감정의 변화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전현무가 집을 나설 때는 "명절 때 사촌 형님 가시는 것처럼 쓸쓸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혼자 있을 때가 정말 편하기는 하지만, 밤이면 찾아오는 '혼자'라는 외로움이 기안84의 얼굴과 목소리에서 가득 느껴져 오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던 모습 역시 짠함으로 다가왔다. /parkjy@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