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서 더 지기 싫어요."
같은 골목에서 자라며 힙합 뮤지션의 꿈을 키웠던 두 소년이 어엿한 래퍼가 돼 무대에 올랐다. 어제의 동료는 오늘의 적군. 두 사람의 디스 배틀은 어떤 참가자보다 독한 가사가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디스배틀은 디스배틀일 뿐. 무대 위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봐도 '절친'다운 다정함을 자아냈다.
24일 오후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5'에서는 팀 대항 디스배틀과 1차 본선 공연무대가 전파를 탔다. 그 가운데 힙합 서바이벌의 '꽃'이라 불리는 디스배틀은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 가운데 가장 궁금증이 쏠린 무대는 바로 '절친' 씨잼과 비와이의 디스배틀. 각각 YG-AOMG로 나뉜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우정을 쌓아온 우정과 무관하게 무대 위에서 만큼은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남다른 승부욕을 보였다. 특히 이번 팀 배틀 미션은 본선무대 전 마지막 미션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팀 배틀은 먼저 맞붙을 상대팀을 정한 뒤, 자신과 맞붙을 상대래퍼를 정해 총 3라운드로 진행된다. 이번 배틀의 승패는 ‘쇼미더머니5’ 탈락래퍼 40명과 60명의 일반관객, 총 100인의 투표로 결정된다. 승리한 팀에게는 본선 1차 경연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 적용된다.
씨잼과 비와이는 이번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비와이는 "씨잼과 17살 때부터 함께 했다. 우리는 둘 다 최고지만, 내가 더 잘한다"며 시작 전부터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씨잼 또한 마찬가지. 그는 "비와이에게 고등학교 때부터 내가 라임을 가르쳤다. 비와이에게 만큼은 절대 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불꽃튀는 신경전은 무대에서도 계속 됐다. 씨잼은 "우린 오래 전부터 친구지. 내가 너한테 랩 가르치기 전부터 그렇지?"라며 레디의 외모를 비하하기도 했다. '얘 얼굴 좀 봐. 얜 당연히 실력파'라는 재치있는 가사에 관객들 또한 큰 환호를 보냈다. 비와이도 마찬가지. 그는 씨잼을 향해 "발악해봤자 어짜피 내가 우승자", "넌 네곡도 못쓰잖아"라며 도발했다. 서로를 잘 아는 '절친'이기에 가능한 재치만점 가사는 치열한 경쟁 가운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 충분했다.
'남'이라면 불쾌했을 수 있는 적나라한 가삿말이었다. 하지만 무대 위에 서서 서로의 무대를 기분좋게 바라봐주는 두 남자. 친구의 무대에 아낌없는 리스펙트를 보내면서도 "내가 최고"라는 두 남자의 모습엔 '힙합 정신'이 가득했다. /sjy0401@osen.co.kr
[사진]엠넷 '쇼미더머니5'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