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 김소연이 울면, 시청자는 오열한다. 그만큼 김소연의 눈물 연기는 명불허전, 보기만 해도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힘이 있다. 그녀의 명품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화만사성’을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소연은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에서 봉삼봉(김영철 분) 딸 봉해령(김소연 분)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감정 연기가 유독 많은 편이다. 과거에는 아들이 사고로 죽으면서 그 상처로 매일 눈물로 보냈고, 전 남편이었던 유현기(이필모 분)의 바람과 냉담한 태도, 시어머니 장경옥(서이숙 분)의 구박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던 것.
아들을 가슴에 묻고, 현기와 이혼하면서 해령에게도 ‘꽃길’이 펼쳐지는 듯했다. 새로운 사랑 서지건(이상우 분)을 만나면서 마음의 상처도 어느 정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 해령은 지건의 옆에서 이제 비로소 환하게 웃게 됐다.
그런데 위기가 찾아왔다. 현기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가정보다는 일이 먼저였던 현기는 야망을 쫓다 아들과 아내를 모두 잃게 됐다. 아들을 잃고 가장 힘들어하던 해령을 돌보기는커녕 외도로 더 큰 상처를 줬던 바. 그 벌을 이렇게 받는 것인가 싶다.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기는 마음이 가는대로 하고 있는 중이다. 해령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표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해령의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 상황. 이전까지 현기의 건강 상태를 몰랐던 해령은 그런 현기가 이해가지 않았는데, 지난 25일 방송분에서 시한부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이후부터는 눈물 폭발이었다.
왜 우는지 모르겠지만 화가 나서 운다던 해령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도 코가 찡한 슬픔을 느꼈다. 울분을 토하는 김소연의 연기를 보고 있자니 똑같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그 어떤 상황이 펼쳐진다고 해도 김소연의 감정 연기를 보면, 캐릭터의 모든 행동이 설득될 것 같은 힘이 있었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은 물론 좋은 시나리오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배우의 연기력이 그를 뛰어넘어 좌우하기도 한다는 것을 김소연의 연기를 보면서 실감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