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시즌7의 막을 내리는 'SNL' 크루들과 35년 동안 현역에서 활동해온 '예능 대부' 이경규가 만들어낸 개그 클래스는 달랐다.
지난 25일 오후 생방송된 tvN 예능 'SNL7'은 이경규 편으로 꾸며지며 스타 게스트 없이도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섹시한 여자 스타의 도발, 반전, 19금 개그는 없었지만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이경규는 'SNL' 사상 최초로 오프닝 무대를 강아지와 꾸몄다. 대부분의 호스트들이 화려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데 이경규만 소박하게 강아지를 데리고 오는 이색적인 오프닝을 연 것이다. 턱시도를 입고 강아지줄을 잡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경규는 콩트 '츤데레 감독'에서 실제 자신의 성격을 표현했다. 스태프에게 불 같이 화를 낸다지만 알고 보면 마음 따뜻한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기해 객석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날의 백미 '3분 아빠' 코너에서는 편안한 아빠부터 부자 아빠까지, 다양한 아버지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했다. 그만의 개인기 '눕방'부터 '눈알 굴리기'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전매특허로 통했다.
그는 1992년 자신이 만들었던 영화 '복수혈전'을 패러디해 '복수혈전2'를 선보이기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목을 꺾어 허탈한 웃음을 안기기도. 이날 'SNL7'에는 이경규의 버럭과 호통은 물론, 데뷔 36년 개그맨의 여유와 힐링까지 존재했다.
이경규와 개그맨 크루들의 앙상블이 뛰어났는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할 만큼 이경규와 신동엽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또 김민교 권혁수 등 숨겨진 보석들을 발견했다. 이세영 한재석 송원석 등도 맛깔스런 연기로 'SNL'의 맛을 더했다.
이경규의 바람대로 신동엽을 제치고 다음 시즌8의 메인 크루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SNL7’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