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가 ‘무한도전’의 ‘릴레이툰’ 특집에 폭탄을 던졌다.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걱정이 될 정도로 작정하고 웃기겠다고 나선 하하 덕분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릴레이툰’ 특집의 흥미가 배가 됐다.
‘무한도전’은 멤버들과 인기 웹툰 작가가 함께 만화를 그리는 ‘릴레이툰’ 특집을 하고 있다. 하하와 기안84는 철저하게 흥미 위주로 그림을 그렸다. 하하가 30년 후 최고의 스타가 돼 있고, 심지어 키도 20cm가 자랐다는 설정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모두 하하의 눈치를 보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고, 심지어 현재의 국민 MC인 유재석은 인터넷 방송을 전전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하하가 영웅으로 그려지는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설정도 있다 보니 멤버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이날 웹툰과 함께 ‘무한도전’ 멤버들이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해서 하나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웹툰 속 그림에 생동감을 입혀 입체감을 살린 것. 이야기는 ‘막장 전개’였지만, 다음 타자가 어떻게 수습할지 흥미가 높아졌다. ‘릴레이툰’은 완성도보다는 누가 더 강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조회수를 높이고 다른 멤버들을 당황하게 만들 것이냐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폭탄 돌리기 경기와 다름이 없고, 하하는 첫 주자답게 무난한 이야기보다는 기괴한 전개를 택하며 ‘릴레이툰’의 흥미와 긴장감을 높였다.
하하는 올해 초 벌칙을 쏟아내는 ‘행운의 편지’ 특집과 마찬가지로 얄미운 악역을 책임졌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기적인 선택이라는 지적을 받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재미를 위한 예능적인 선택이었던 것. 이 프로그램을 11년간 시청한 많은 이들은 하하다운 재치였다는 반응이다.
하하가 웃기기 위해 이 같은 대형 폭탄을 터뜨렸고, 멤버들 역시 불만과 짜증을 표출하는 상황극으로 더 큰 웃음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 대놓고 욕받이를 자처했기에 향후 ‘릴레이툰’의 웬만한 막장 드라마보다 어이 없는 설정과 웃음 가득한 전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웃음을 위한 갈등을 극대화하려는 하하, 그리고 이를 재밌게 활용하는 상황극이 ‘무한도전’의 여전히 큰 재미를 형성하는 중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