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막장 전개’라고 욕 한 번 시원하게 먹고 시한부 이필모가 극적으로 살아나야 할 지경이다. ‘가화만사성’ 이필모가 생명의 불씨가 꺼져갈 수록 자꾸만 멋있어지는 유현기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현기를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가득하다.
이필모는 현재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 불륜을 저질렀지만 깊은 반성을 하며 새 인생을 살고 있는 현기를 연기한다. 현기는 봉해령(김소연 분)의 전 남편이자, 죽기 전 해령과 함께 하고 싶다며 해령의 곁을 머물고 있다. 현기는 해령에게 큰 상처를 준만큼 시청자들에게 어지간히 욕을 먹었던 인물이었다. 허나 이혼 과정에서 해령에 대한 짙은 사랑을 드러냈고, 해령이 아파할까봐 해령의 현재 연인인 서지건(이상우 분)의 비밀을 숨겨주고 있다.
현기는 암투병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령은 현재 현기의 적극적인 구애와 동정심 때문에 지건과의 사랑이 흔들리고 있다. 해령이 불안해 보이는 가운데 현기는 점점 더 멋있어지고 점점 더 안쓰러워지고 있다. 철두철미한 성격을 드러내던 단정한 머리카락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꾸민 후부터 현기의 짠한 매력이 강조되는 중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36회에서도 해령에게 3개월만 함께 살자고 고백했지만 차이고도 해령만 바라봤다. 해령이가 지건에게 청혼을 받은 것을 알면서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곁에 맴돌기만 했다. 툭하면 쓰러지고 툭하면 고통스러워하는 현기, 어떻게 보면 지건과 해령이의 사이를 방해하는 질척거리는 인물인데 이해 가는 요소가 가득해서 ‘밉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건과 현기 중 누구 하나를 선택해서 감정이입해야 하는 안방극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기가 지건만큼, 아니 취향에 따라 지건 이상으로 멋있게 느껴지는 시청자들이 많다.
여기에는 멋들어지는 현기를 연기하는 이필모의 힘이 크다. 이필모는 진한 눈빛 연기에 해령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아 안방극장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연기야 워낙 잘하는 배우인지라 두 말 할 일 없지만 멋있는 캐릭터까지 잘 만나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자꾸만 멋있어지는 현기 때문에 혼란스럽다는 시청자들이 많은 가운데, 이필모가 배우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작품을 만났다. 심지어 시한부 인생인데 이 남자가 섹시하게 다가온다. / jmpyo@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