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에 힘입어 연장전까지 간 tvN 월화극 ‘또 오해영’은 잘 빠진 로코에 속한다. 로맨스와 코미디라는 익숙한 소재를 가지고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회부터 12회까지 꾸준히 올랐다가 13회에서 주춤한 것을 보면, 연장이 드라마의 주제를 흐리는 요인이 아니었을까.
지난 5월 2일 방송된 1회가 2.059%(닐슨코리아 제공·케이블플랫폼 가입 가구·전국 기준)로 시작해 2회 2.981%, 4회 4.253%, 6회 6.068%, 8회 7.798%, 10회 8.425%, 12회는 9.352%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다 13회에선 8.507%를 기록해 10% 달성의 꿈은 아직이다.
동명이인 오해영과 그녀들의 삶에 얽히고설킨 박도경(에릭 분)의 생사를 그리는 ‘또 오해영’은 현재 도경과 오해영(서현진 분)의 사랑이 이뤄지는 해피엔딩이냐, 교통사고를 당한 도경이 세상을 떠나는 새드 엔딩이냐를 두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가까운 미래를 보는 도경은 자신이 죽던 날 오해영에게 모든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갈 데까지 가보자’고 다짐했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녀에게 전부를 쏟아보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덕분에 로맨스는 한층 더 달달했고 아름다워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도경이 죽는 게 확실한 건지 아니면 미래를 바꿀 수도 있기에 살아있을지 확언할 수 없어 아직 긴장감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자꾸 헷갈리게 만드는 장면이 반복돼 지루함을 안긴다.
영특한 시청자들은 연장 탓에 내용이 늘어지고 불필요한 장면이 추가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아차렸다. 13회를 시작으로 14~15회 연속 시청률 하락한 걸 보면 말이다. 다행히도 16회에선 반등해 마지막 회에선 10%대 돌파를 기대해볼 수도 있겠다.
‘또 오해영’이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반응이 좋았기에 연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은 이해한다. 앞서 많은 드라마들이 초반 의지와 달리 줄이고 늘이기를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시간에 쫓겨 늘이다보면 무리가 따르고 작품이 샛길로 빠지기도 한다. ‘또 오해영’이 좋은 드라마였지만 16회로 끝났다면 더 좋았을 듯싶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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