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진지희가 여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빵꾸똥꾸’를 외치며 장난스러운 표정이 가득해 늘 어린아이로 생각했지만, 언젠가부터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난다. 하루가 다르게 ‘리즈’를 갱신하는 외모와 탄탄한 연기로 어엿한 배우로 성장하는 중이다.
진지희는 최근 방송된 KBS2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양백희(강예원 분)의 딸 신옥희 역을 맡아 차세대 여자 주연감으로 방송가의 주목을 끌었다. 이 드라마는 전설의 백희가 딸 옥희와 함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조용했던 섬을 발칵 뒤집어놓는다는 코믹극이다. 4회 동안 9.0~10.4%(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을 돌파하며 소위 ‘땜빵 드라마’로서의 역할을 200% 해냈다.
진지희는 24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 몰랐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정말 감사하다”며 “연기로서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한 작품씩 하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이 앵글이면 이 표정이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부중이다. 연기가 정말 재미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옥희를 연기한 진지희는 강예원과 세 아빠들의 관계에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게 만드는 인물로서 재미를 높였다. 어려서부터 카메라 앞에 섰기 때문에 역할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보인다.
■서문여고 진지희는 날라리가 아냐
극중 옥희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 사고를 치고 다니는 날라리 여고생. 문제아 캐릭터를 맡은 그녀가 실제로도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만큼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항기 가득한 허세 연기가 대단했다.
“제가 아직 사춘기를 겪지 않았다. 옥희를 만나지 않았으면 한 번 쯤 일탈을 생각해봤을 것 같다. 엄마가 6시까지 들어 오랬는데 친구들과 놀다가 7시에 들어간 게 큰 일탈이었다.(웃음) 제게 없는 부분을 연기로 겪어볼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드라마가 종영한 후 학교 선생님들이 ‘다시 서문여고의 진지희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셨다.(웃음)”
이어 강예원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다. 빠른 호흡으로 대사를 내뱉으면서 모녀의 싸움을 보여줘야 해서 걱정했었다. 예원 언니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어서 다행히도 잘 마장ㅆ다. 언니가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옥희가 섬으로 이사 오면서 과거 엄마의 ‘썸남’이었던 아저씨들에게 많은 애정을 받게 된다. 세 명의 아빠 후보가 있었는데 순진하고 착한 우범룡(김성오 분)부터 보수적인 재력가 차종명(최대철 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정을 과시하는 홍두식(인교진 분)까지 모두가 다른 성격으로 그녀와 시너지를 발휘했다.
진지희는 “처음부터 (김)성오 아빠인지 알고 있었다. 주변에서 물으면 ‘답은 방송에, 반전답지 않은 반전이 있다고 얘기했었다.(웃음) 세 명의 아빠를 대하는 대사 톤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연습을 했지만 현장에서 배웠다. 상대방이 주는 대사를 받아치면 다르게 나오더라. 아빠들의 성격이 모두 다른데 공통적으로 저를 귀여워해주셔서 잘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지희는 연기 활동은 물론 학교생활도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많다. 촬영을 할 때는 성적이 떨어지긴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따라잡아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좋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인 그녀는 “앞으로 진지희에 맞게 캐릭터를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평생 배우..연기 이외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 없다”
그녀는 자신의 연기적 장점에 대해 “또래 연기자보다 표정이 다양한 것 같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든 저만의 매력을 살리고 싶다. 캐릭터가 모두 다르지만 제게 맞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비슷한 캐릭터도 저만의 매력으로 소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기 이외 다른 꿈을 생각하지 않았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해졌고 지금은 정해졌으니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중엔 제 이름을 내건 토크쇼도 해보고 싶다.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인데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5살 때부터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진지희는 2009년 방송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유행어 ‘빵꾸똥꾸’를 만들며 아역배우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꾸 ‘빵꾸똥꾸’로 불리는 것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라도 생각해주시는 게 감사하다. 귀여운 애칭이 있는 게 좋다”며 “‘빵꾸똥구’란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버릴 순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이 ‘쟤는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네’라는 생각을 하시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진지희에게 아역배우 타이틀을 털어내는 게 숙제라는 대답이 나올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 시기를 담담하게 즐기고 있었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쉬다가 성인연기자로 나타날지, 꾸준히 연기를 할지 고민했다. 근데 어느 날 제가 갑자기 로맨스 연기를 한다고 나타나면 시청자들이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았다.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다보면 언젠가 아역 이미지를 벗고 성인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답고 성숙하게 연기하는 어른을 꿈꾼다.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들고 서 있는 꿈을 이루고 싶다.(웃음)”/ purplish@osen.co.kr
[사진] 웰메이드 예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