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음악대장(하현우)의 하차 후유증이 ‘복면가왕’을 짓누르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공백이 크다. 새로운 가왕인 하면 된다 백수탈출은 이미 프로그램을 떠난 전임 가왕인 음악대장의 그림자와 싸우는 안타까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은 가면을 쓴 가수들이 경연을 펼치는 구성. 가면 속 가수가 누구인지를 맞히는 재미, 가수들의 뛰어난 노래를 듣는 즐거움, 판정단의 입담이 안기는 웃음이 ‘복면가왕’의 인기 비결이다. 지난 해 설날 특집 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을 찾은 후 그해 4월 정규 첫 방송이 된 이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청률은 1위를 기록 중이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9연승을 하며 프로그램 인기를 이끌었던 음악대장의 하차 후 시청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 4개월여 동안 왕좌를 수성했던 음악대장의 탈락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막판 시청률이 확 올라갔던 탓에 시청률 하락은 더욱 눈에 들어온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관련 기사 댓글과 SNS 게시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화제성이 음악대장이 9연승을 달릴 때만큼은 아니라는 것. 이 같은 시청률과 화제성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음악대장은 ‘장르 파괴자’라고 불릴 정도로 어떤 노래든 자신의 색깔을 입혀 화려한 변주를 꾀했고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그가 승승장구할수록 응원의 목소리가 컸던 것은 음악대장이라는 가수의 높은 호감도, 그리고 끊임 없이 무대 위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여기에 장기 집권을 하며 안방극장과 높은 교감을 통해 끈끈한 관계를 형성했기에 음악대장의 빈자리는 누가 새 가왕이 돼도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음악대장을 물리친 하면 된다 백수탈출은 현재 3연승에 도전하고 있다. 전임 가왕을 꺾었지만, 여전히 음악대장의 그림자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새 도전자가 치고 올라오는 것을 걱정하는 것보다 음악대장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있는 시청자들을 돌려세워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것. 어떻게 보면 음악대장의 장기 집권으로 인기를 올리는 재미를 누렸던 ‘복면가왕’이 기회를 마음껏 누린 후 다시 위기에 휩싸인 셈이다. 하면 된다는 무대 위에서 빼어난 카리스마와 가슴을 울리는 노래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음악대장이 떠난 빈자리가 무대 위에 덩그러니 있는 지금의 상태를 하면 된다가 말끔히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