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빠져든다. 좀처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쫄깃함에 속도감까지 더해진 전개,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60분이 10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드라마, KBS 2TV 월화극 ‘뷰티풀 마인드’의 이야기다.
이 미친 듯한 흡인력을 만들어내는 블랙홀이 바로 장혁이다. 전개의 핵심에서 밀도 높은 연기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강하게 몰입시키고 있다.
작품은 확실히 웰메이드다. 앞서 방송 2회가 진행되는 동안 작품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 바. 하지만 시청률은 평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뷰티풀 마인드’는 첫 방송은 4.1%(이하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으며, 2회는 소폭 상승한 4.5%를 나타낸 것.
몰입감은 훌륭하나 중간 유입이 어렵다는 점, 낯선 장르물의 특성상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등이 이 드라마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 하지만 가능성을 걸어볼 수 있는 것은 주연을 맡은 장혁의 존재 덕분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장혁 분)와 교통 순경 계진성(박소담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에 얽히기 시작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여기서 장혁의 역할이 핵심. 그가 맡은 이영오는 감정이 없는 냉철한 의사다. 이 인물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점차 따뜻한 사람이 돼간다는 이야기가 앞으로의 전개에 주요 포인트가 될 전망.
장혁이 맡은 이영오는 극중 성격이 변하는 입체적인 인물인데다가 전개의 중심에 서 있는 드라마의 핵심 역할. 이에 이영오 캐릭터가 얼마만큼 잘 살아나느냐가 흥행 여부와 직결된다.
이 같은 이영오 캐릭터가 장혁 특유의 연기를 통해 제대로 살아나면서 드라마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지난 27일 방송된 3회에서 이영오를 표현한 장혁의 연기가 압권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영오는 병원 원장 신동재(김종수 분)의 수술을 집도하다 결국 환자를 살리는데 실패한다. 그리고는 유가족에게 “내 수술은 완벽했다”며 슬픔과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장혁은 영오의 상황을 심도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도왔다. 특유의 깊은 눈빛 연기가 인상적. 식은땀을 흘리며 당황하다가 이내 벽을 치며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 등에서는 섬세한 감정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병원 사람들은 영오가 죄책감도, 연민도 느끼지 못하는 인격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눈치 채 가고, 영오는 수술 도중 사망한 병원 원장이 살인된 것이고 주장하며 근거들을 가져와 이후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뷰티풀 마인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