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에 출연한 춤바람 난 어머니는 16년간의 가족에 대한 희생을 끝내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권리를 가족에게 주장했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어머니의 유형으로 멋지고 당당했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방송댄스에 푹 빠진 어머니를 둬서 고민이라는 부자가 출연했다.
이날 ‘동상이몽’을 찾은 부자는 어머니가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고 매일 춤을 추는 것에 불만을 가졌다. 아버지는 버스운전사로 일을 마치고 장을 보고 빨래를 하고 요리를 하며 온갖 집안일을 대부분하고 맡고 있었다. 아버지는 집안일을 내버려두는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었다.
이와 반대로 어머니는 직장을 마치고 하루에 두 시간씩 방송 댄스를 추고 머리를 하러 가고 손톱관리를 받았다. 어머니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쓰는 데는 사연이 있었다. 춤바람 난 어머니는 고등학교 졸업한 지 한 달 만에 결혼을 하게 됐고 일찍 아이가 생기면서 16년간 가족을 위해서 살았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집안일을 했다. 그러다 16년 만에 스스로 인생에 회의하고 본격적으로 변신을 시도하게 된 것이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가정이 제대로 돌아간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16년 동안 자신의 삶 없이 가족에게 모든 것을 바쳤던 어머니 입장에서는 충분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 어머니의 희생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지 않았던 가족이 야속한 면이 있다. 그리고 어머니 입장에서도 누군가가 희생하지 말고 나눠서 분담하자고 주장했기에 합리적인 면이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어머니의 태도였다. 어머니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행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결코 감추거나 거짓말하지 않았다. 보이는 대로 꾸미고 즐겁게 인생을 즐겼다. 그렇기에 자식에게 모든 인생을 바치며 부담감을 심어주는 앞선 사연의 판소리 자매를 둔 어머니와 비교가 됐다. 인생을 바쳐서 자매를 키워서 성공하고 난 뒤에 자식을 트로피처럼 여기는 것이 어머니의 삶이 진정으로 행복할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자식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삼는 것이 건강한 사회고 건강한 삶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사회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구성원 중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한다. 그런 경우 대부분 어머니나 딸이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앞선 ‘동상이몽’에서도 그런 경우가 수없이 등장했다.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숨 막혀 하는 것보다 서로 자연스럽게 원하는 것을 밝히고 대화를 통해 조금씩 양보하면서 타협하는 것이 더욱 더 행복한 가정이 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춤바람 난 어머니를 둔 가정도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하루에 휴가를 허락하며 조금 더 행복해진 모습으로 지켜보는 사람들도 흐뭇하게 만들었다. /pps2014@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