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 수표’ 박신혜의 이름값이 또 한 번 통했다. 누가 봐도 예쁜 외모, 그리고 높은 대중성, 여기에 빼어난 연기까지 갖추고 있는 박신혜가 ‘닥터스’의 흥행을 또 이끌고 있다.
박신혜는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할머니의 황망한 죽음을 목격한 후 의사가 된 유혜정을 연기한다. 어린 시절 ‘싸움짱’이었지만 선량한 마음씨를 갖고 있었던 혜정은 의사가 된 후에도 불의에 맞서는 한가닥하는 성격이다. 이 드라마는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성장과 사랑을 다루는데 박신혜가 연기하는 혜정이 이야기의 주축이다.
박신혜는 그간 로맨스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도맡아 하며 안방극장과 교감했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캐릭터도, 주체적인 성향을 가진 성장형 캐릭터도 박신혜와 만나 작품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여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흥행하는 한국 로맨스 드라마 시장에서 여자 캐릭터가 부각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보통 젊은 20대 여자 배우들이 작품에서 민폐형 인물을 연기하거나 남자 캐릭터에 비해 부수적인 역할을 표현해야 하는 일이 많다. 박신혜 역시 이 같은 한계를 가진 드라마에 출연하는 일이 많았는데도 언제나 연기와 대중적인 호감으로 캐릭터가 가진 ‘남자를 빛내줘야 하는 역할’의 단점을 극복했다.
2009년 ‘미남이시네요’를 시작으로 ‘이웃집 꽃미남’,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의 인기작에서 단단한 중심축을 맡은 것. 박신혜는 풍부한 감정 연기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누구나 사랑하고 싶고 지지하고 싶은 인물로 만들었다. 흔하디 흔한 신데렐라형 인물도 박신혜를 만나 지겹지 않게 또 다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박신혜는 ‘닥터스’에서 또 다시 변신을 꾀했다. 털털하고 자기 주도형 캐릭터인 의사 혜정으로 자연스럽게 변모했다.
특히 드라마 초반 혜정이 의사가 되는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어 눈물을 쏟아야 하는 재목이 많은데 박신혜는 누구나 울컥하게 하는 눈물 연기를 펼쳤다. 그가 대중을 작품으로 끌어들이고 캐릭터와 이야기를 이해시키는 데 있어서 장기는 ‘예쁜 외모’가 아닌 아역 시절부터 갈고닦아온 연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했다. 그가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 덕분에 시청자들은 ‘닥터스’의 이야기 줄기를 이해하고 혜정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 노력을 바탕으로 작품에서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박신혜가 누리는 이유 있는 안방극장의 지지다. 데뷔 13년, 박신혜는 어느새 뭘 해도 되는 독보적인 ‘클래스’를 갖게 됐다. / jmpyo@osen.co.kr
[사진] SBS 제공, '닥터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