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시청자들이 바라고 바란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박도경(에릭 분)이 자신을 향한 죽음의 운명을 거스른 것. 마지막까지 속단할 순 없지만, 그간 불안에 떨어야만 했던 시청자들은 해피엔딩 쪽으로 힘을 싣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이쯤되니 운명까지 거스를 수 있었던 박도경의 능력이 궁금하다. 그 '비결'은 잘 뛰는 달리기 실력도, 운명의 신까지 속이는 잔머리가 아닌 '사랑'이다.
27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는 죽음의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박도경과 박도경이 미래를 보는 사실을 알게된 오해영(서현진 분)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박도경은 자신의 죽음이 6월이고 곧 머지않았음을 직감한다. 그는 "해외로 도망가서 숨죽이고 있어라"는 담당의사의 말도 듣지않고 담담하게 죽음을 준비한다.
오해영에게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노라 다짐했다. 그는 오해영의 집 앞에 찾아가 그를 회사에 데려다주기도 했고 해영의 가족과 함께 따뜻한 밥 한끼를 함께하기도 했다. 해영이 불러달라는 노래를 녹음해 놓는 정성도 보였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이 계속될 수록 박도경은 슬펐다.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과 결혼이 깨진 뒤, 죽고만 싶었던 그였다. 그런데 살고 싶어지니 죽음이라니 속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박도경은 우연히 만취한 한태진(이재윤 분)이 육교 위에서 비틀거리며 아래로 떨어지려는 위기의 순간을 목격한다. 그는 잠시 주춤하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 한태진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미래를 보는 능력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한태진이 육교 위에서 떨어져 큰 사고, 혹은 사망한다면 박도경에겐 죽음을 피하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을 터. 하지만 박도경은 있는힘껏 달려 육교로 향했다.
위기의 순간, 한태진은 박도경이 내민 손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구했고 방송 말미, 박도경을 덮치려 질주했던 한태진은 그의 운동화를 보고 자신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 그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이후 한태진은 허탈한 웃음을 보이며 자신이 하던 짓을 모두 멈췄다. 자신의 힘으로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난 박도경은 자신의 품에 다시 한번 해영을 안고 행복한 키스를 나눌 수 있었다.
파혼 후, 자신 뿐 아니라 남의 일에 무관심했던 박도경이다. 평생 자신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불쌍한 남자. 하지만 한 번의 큰 용기는 박도경을, 박도경의 운명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사랑받고 자란 오해영에게 받은 사랑을 통해,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변화한 것. 박도경 내면의 고운 마음과 사랑이란 기적은 운명을 거스를 만큼 강했다. /sjy0401@osen.co.kr
[사진] tvN '또 오해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