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도 예쁘다. 아니, 망가질수록 예쁘다. 최근 예능계 남초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방송에 활력을 불어넣는가 하면, 다채로운 설정으로 풍성함을 더한다. 예쁜 비주얼로 선사하는 ‘안구정화’는 옵션이다.
걸그룹 EXID 멤버 하니, 구구단 김세정, 그리고 최근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우 엄현경의 이야기다.
예뻐야만 하는 걸그룹 멤버이고 여배우지만, 절대 예쁜 척을 하거나 대우받으려 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으면서 망가질 줄도 알고, 게스트가 빛날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추는 자세로 시청자들은 물론 대중의 큰 호감을 사고 있다. 확실히 '홍일점'이 예뻐야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 하니, 내숭? 그게 뭐야? 먹는 거야?
내숭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는 MC. 걸그룹 멤버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털털하고, 솔직해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거침없는 ‘먹방’은 기본이고, 특유의 기분 좋은 리액션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제법 예능감까지 갖추면서 꽤 훌륭한 MC로 성장해가고 있다.
현재 하니는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백종원, 이휘재, 김준현과 함께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다양한 리액션으로 프로그램을 맛깔나게 살려내는 역할을 도맡아오며 사랑받고 있는 중.
그의 진가가 발휘되는 곳은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다. 데프콘 김희철과 유쾌한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데, 평소 아이돌 멤버들과의 친분 덕분인지 친근한 진행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색해하는 게스트들을 위해 자처해서 망가지거나 귀여운 장난을 치며 적응을 돕는 모습은 하니가 이제 꽤 MC 자리에 어울리는 스타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 김세정, 하나를 넣으면 열이 나오는 예능 자판기
신인이기 때문일까 패기가 장난이 아니다. 하고자하는 의욕이 강하고 열의가 넘쳐 하나를 시키면 열을 보여주는 친구다. 늘 웃는 얼굴로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신인치고는 진행도 곧 잘한다.
김세정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어서옵SHOW’에 출연하며 이서진, 김종국, 노홍철과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물론 중점적인 역할은 세 사람이 해주고 있지만, 이들의 홈쇼핑을 소개하고 프로그램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흐름을 조율하는 김세정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 방송은 생방송으로도 진행되는데, 신인 진행자인 그가 이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이 기특하다. 네이버 V앱을 통해 생중계 되는 재능 홈쇼핑을 진행하는데, 좀처럼 실수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능숙하다. 중간중간 재능판매자들을 돕는 역할로 참여해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내기도. 미래가 기대되는 꿈나무 MC다.
# 엄현경, 예능판에 뛰어든 여배우의 ‘좋은 예’
엄현경은 말리고 싶을 정도로 자신을 아예 내려놨다. 그가 원숭이 흉내를 내며 스튜디오를 뛰어다닐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여배우로서의 이미지는 잠시 접어두고 예능인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데, 이 모습이 극도로 호감이다. 도도한 겉모습과는 반전되는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에 시청자들은 마음을 사로잡혔다.
당초 엄현경이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합류했을 때,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간 예능에서 또렷하게 보여준 모습이 없었고, 드라마에서도 늘 진지한 역할만 맡아왔기 때문.
그가 합류한 뒤 몇 회가 지나면서 우려의 시선들은 보란 듯이 씻겨나갔다. 겉보기와는 달리 소탈하고, 거침없이 솔직한 엄현경 모습은 프로그램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하고 있는 바. 유재석 박명수 조세호 등과도 꽤나 ‘케미’가 좋아 다채로운 그림들이 만들어진다.
특히 조세호와의 호흡이 좋다. 다양한 상황극을 현장에서 만들어가며 웃음을 주거나, 주고받는 입담으로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
그간 알지 못했던 자신의 진짜 매력을 알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엄현경의 예능 출연은 확실히 고무적이다. 쌓여가는 호감은 그가 배우로서의 활동을 펼칠 때도 한몫 단단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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