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만난 배우 권율은 매우 솔직하고 유쾌했다. 어제(27일) VIP 뒷풀이를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에너지를 얻었다는 그는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영화 '사냥'(이우철 감독)에서 한예리를 제외하고 사실상 막내였던 권율은 영화 속에서 다소 얄미울 수 있는 캐릭터 맹실장을 연기했다. 맹실장은 엽사 무리 중 가장 이질적인 존재로 중반부 성격의 변화를 겪는 인물. '밀크남'으로 유명한 권율이지만, 영화 속 맹실장의 모습은 실제인 듯 자연스러워 관객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지난 23일 열린 '사냥'의 언론시사회에서는 권율에 대해 "싸가지 없는 연기가 평소 모습"이라고 했던 조진웅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디스'라기 보다는 친하기에 할 수 있었던 농담이었는데, 권율은 28일 오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현장에서 나는 형들에게 엉기기도 하고 따로 놀기도 했다. 영화 상에서는 엽사들이 나를 따돌렸지만 현장에서는 내가 엽사 형들을 따돌렸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는 "'율아 끝나고 한 잔 하자'고 하면 다른 현장이었으면 내가 힘들면 '선배님 제가 몸이 안 좋고'하면서 절실한, 구구절절한 핑계를 댔을텐데 '사냥' 현장에선 '왜요?'하고 안 가기도 하고 그랬다. 내가 엽사들과 굳이 섞여야할 이유가 없었다"며 "엽사 형들은 단합력을 보여주기 위해 워크샵이나 멤버십 트레이닝을 했다. 나도 참여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조금 분리를 시키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렇게 어떻게 보면 편안하게 이기심을 드러내도 캐릭터에 열중하고 있는 중인가 넘길 수 있는 부분이라서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명량'에서 만약에 최민식 선배님이 '율아 한잔하자' 했는데 '왜요?' 이랬다가는 거북선 등에 찔렸을 거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주기도 했다.
더불어 권율은 조진웅의 "싸가지" 발언에 대해 "아군에게 당했다. 졸지에 싸가지 없는 사람이 됐다"고 웃으며 "네티즌이 그래도 '친해서 그렇다'며 좋은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다. 그런데 모 댓글에는 '조금도 없는데 저러겠느냐, 조금은 있겠지' 하는 말도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도 장난을 치고 형들과 관계에서 재밌게 봐주셔서 그런 것에 대해 기자간담회라서 재밌는 포인트로 얘기를 해주셨는데 내가 한 마디 할 걸 그랬는데 나는 후배고 해서 꾹 참았다. 형이 무섭고 힘도 세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eujene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