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국민배우 안성기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사냥꾼으로 변신했다. 환갑이 훌쩍 지난 나이에도 산을 누비며 든든하게 영화계를 지키는 선배로서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그 주옥같은 작품 중에서 인상 깊은 작품을 집어봤다.
◆ ‘투캅스’ 형사: 조형사(1993)
‘투캅스’는 한국 경찰 버디 무비의 효시다. 안성기와 박중훈이 경찰 파트너로 만난 영화로 시종일관 관객을 웃긴다. 안성기는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능청스럽고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비리 경찰인 조형사를 연기했다. 안성기는 신참형사이자 원리 원칙주의자로 출연하는 강형사(박중훈 분)과 환상적인 코미디 호흡을 보여주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 ‘피아노 치는 대통령’ 대통령: 민욱(2002)
이렇게 품위 있고 부드러운 대통령에 안성기 말고 다른 배우를 상상할 수 있을까. ‘피아노 치는 대통령’은 대통령을 전면으로 다룬 첫 한국 영화로 안성기는 최지우와 20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넘어 커플 연기를 펼친다. 안성기이기에 가능한 멜로 연기였다.
◆ ‘실미도’ 군인: 최재현 준위(2003)
안성기는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준 대사 “날 쏘고 가라”를 탄생시켰다. 684부대의 31명의 훈련병을 책임진 최재현 준위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다. 군인으로서 나라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상황과 684부대원들과 인간적인 정을 나눈 입장에서 갈등에 처한 모습을 모두 보여줬다. 최재현 준위의 최후는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장면이 가득한 ‘실미도’에서도 인상적인 여운을 남겼다.
◆ ‘라디오스타’ 매니저: 박민수(2006)
박중훈과 다시 만난 안성기는 이번에 코믹은 물론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왕년의 톱스타 최곤(박중훈 분)을 향한 일편단심을 지닌 매니저 박민수 역할로 관객을 울렸다. 박민수는 심금을 울리는 연기로 뻔한 스토리를 특별한 메시지로 바꿔서 전달한다.
◆ ‘사냥’ 사냥꾼: 문기성(2016)
무려 연기인생 59년이다. ‘사냥’에서 안성기는 59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근육과 체력을 자랑했다. 하루 동안 산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의 중심을 맡은 문기성에게 있어 한계는 없었다. 아직도 여전히 배우로서 노력하는 국민배우 안성기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각 영화 스틸&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