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름 듣고 너무 놀랐다"
성시경이 생애 첫 여동생을 맞이한 첫 소감이다. 그가 속한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가 야심 차게 걸그룹을 내게웠는데, 세상에 이름이 구구단이란다. 열이면 아홉은 놀랐을 그 이름, 성시경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엔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단순히 사내 네이밍 공모전에서 추천 받은 것 외에도 젤리피쉬로서는, 그리고 멤버들에게는 유일무이한 특별한 이름이다.
우선 콘셉트 자체가 신선하다. 구구단은 '아홉 가지 매력을 가진 아홉 소녀들로 구성된 극단'을 뜻한다. 멤버들이 연극, 영화, 동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음악과 퍼포먼스로 소화할 계획.
극단을 주된 콘셉트로 하는 만큼 아홉 멤버의 임무가 각기 다르다. 리더 하나는 극단의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최일선에서 팀의 홍보를 맡는다. 그래서 그가 '1단'이다. 티켓 검사를 맡은 소이는 이름에 '이'가 들어가서 '2단'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극장의 청소와 청결을 담당하는 세정 역시 이름에 있는 '세(삼)' 때문에 '3단'을 맡게 됐다. 극장과 세상을 연결하는 출입구 통제원으로 나선 나영도 이름 덕에 '4단'이 됐다.
막내 혜연은 팜플렛 정리와 배부를 겸하면서 리액션 담당이라 '5'단이다. 좌석 안내를 맡은 해빈은 식스센스급 반전 매력을 품어서 '6단'이고, 티켓 부스와 관객 맞이 담당인 미미는 '7단' 즉 '럭키걸'로 분하고 있다.
팀에서 유일한, 나아가 젤리피쉬 전체에서 처음 발탁한 중국인 멤버 샐리는 극장의 스낵 코너에 있다. 중국에서 '8'은 행운의 숫자라 기꺼이 '8단'으로 거듭났다. 마지막으로 미나 역시 스낵 코너 담당인데 "완벽에 가까운 숫자가 9"라며 열정을 불태웠다.
이보다 더 독특하고 참신한 기획은 없다. 1단부터 9단까지, 리더부터 막내까지 알찬 매력을 품고 있는 구구단 멤버들이다. 덕분에 데뷔 전부터 쏠린 기대와 관심은 28일 오전 0시 타이틀곡 '원더랜드'를 발표한 이후에도 식지 않고 있다.
이들의 첫 선택은 '인어공주'다. 구구단 멤버들은 "동화 속 인어공주가 바닷 속에서 인간 세상을 동경하며 꿈 꾸지 않나. 데뷔를 위해 연습할 때 무대를 동경하던 우리의 마음과 닮아서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어공주'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작품을 '구구단 화' 시켜서 무대로 펼칠 전망. 구구단은 "계속 들으니 팀명이 친근해졌다. 이제는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라 좋은 것 같다"며 "속뜻처럼 아홉 가지 매력을 무대에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명확한 콘셉트 아래 구구단 이라는 이름이 확정됐다. 이름 보고 놀란 가슴, 무대 위 퍼포먼스를 보면 더욱 놀랄 정도로 알찬 실력파 구구단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