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의 시그널이 쌍으로 울릴까? '굿바이 싱글'(김태곤 감독)과 '사냥'(이우철 감독)이 오늘(29일) 개봉한다. 두 영화의 동시 개봉이 여느 작품들의 경우 보다 주목을 받는 이유는 tvN 드라마 '시그널'의 두 주인공 김혜수, 조진웅 때문이다. 김혜수와 조진웅은 각 영화의 주인공으로 7월 극장가에서 대결 아닌 대결을 벌일 예정.
'굿바이 싱글'은 철부지 40대 여배우 고주연(김혜수 분)이 '영원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엄마가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김혜수가 주인공 주연 역을, 마동석이 주연의 절친 평구 역을 맡았다. 또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아역을 맡았던 아역 배우 김현수가 주연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는 십 대 소녀 단지로 분해 김혜수와 '워맨스'를 선보인다.
5월에는 '곡성', '아가씨' 등 칸 영화제 진출작들이 박스오피스를 휩쓸었다. 특히 '아가씨'는 김민희, 김태리 등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 작품이었는데, '굿바이 싱글'이 그 흐름을 이어 받은 점이 눈길을 끈다. 전도연, 손예진 등과 더불어 '여배우 설 자리가 없다'는 충무로에서 자신만의 공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김혜수는 이번 영화에서 철저히 망가지며 30년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김혜수가 형사에서 여배우로 변신했다면, 조진웅은 다시 한 번 형사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의로운 형사가 아닌 잔인하고 파렴치한 악질 형사다. 같은 직업을 가졌지만 너무나 판이한 성격의 인물을 그려내는 그의 연기력을 칭찬할만 하다. 이는 조진웅이 이뤄낸 또 한 번의 진화라고도 표현해도 괜찮을 정도.
'사냥'은 산 속 숨겨져 있던 금맥을 차지하기 위해 나선 엽사들과 그런 그들로부터 소중한 존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노인의 대결을 그린 액션 스릴러 영화다. 대배우 안성기가 주인공 노인 기성 역을 맡았고, 조진웅은 그를 대적하는 엽사 무리의 우두머리이자 쌍둥이 동근, 명근 형제 역을 맡았다. 에너지 소모가 심한 배역에 1인2역까지 소화한 조진웅의 저력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시그널'은 '응답하라 1988'이라는 성공작의 뒤를 이어 편성돼 오히려 큰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를 뛰어넘는 성공을 이뤄냈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시즌2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올 정도로 사랑 받고 있다. '시그널'의 성공을 앞서 이끌었던 두 배우가 드라마처럼 영화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두 배우는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서로의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특히 조진웅은 "오히려 나는 김혜수 선배하고 (마)동석이 형님이 출연한 영화와 같은 메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처럼 못되고 매운 영화도 필요하고"라며 "다른 메뉴라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 않나? 장르가 비슷했으면 실질적인 경쟁을 해야하지 싶은데 메뉴가 다른데 어떤가. 저쪽이 카레라면 이쪽은 곱창 전골 이다"라고 유쾌한 비유를 해보이기도 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굿바이 싱글', '사냥'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