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있는 해피엔딩이었다. ‘또 오해영’이 해피엔딩을 향해 가다 돌연 에릭의 교통사고로 죽음을 예상케 했는데, 다행히도 무사히 살아나 서현진과 결혼으로 마무리했다. 이 드라마는 에릭과 서현진의 작품 인생에 항상 거론될 ‘인생작’이 될 게 분명하다.
지난 28일 방송된 tvN 월화극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 마지막 회는 박도경(에릭 분)과 오해영(서현진 분)의 결혼으로 행복하게 종영했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입은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탄성을 불러낼 만큼 예쁘고 아름다웠다.
배우들이 하나같이 극찬하는 부분은 송현욱 PD의 열정과 리더십. 에릭은 종영을 앞두고 “첫 촬영에 무척 여러 번 대본리딩을 했고 스태프, 연기자들 엠티까지도 진행했던 감독님의 노력의 결과였던 것 같다”며 “항상 솔선수범하시는 송현욱 감독님을 보면서 많이 느끼고 배웠다”고 전했다. 송 PD가 배우들을 아우르며 매 순간 최고의 모습이 나올 수 있게 이끈 결과다.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현실성을 담아 공감 가는 대사를 쓴 박해영 작가의 글도 좋았다. 꿈이든, 불현 듯 드는 생각이든, 자신의 미래를 자주 본다는 설정은 약간의 판타지가 섞여있는 부분인데 허구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굉장히 설득력 있고 재미있게 그려냈다.
사실 남녀의 사랑에 관한 로맨스가 신선할 리 만무하다. 많은 작품에서 그래왔듯 남녀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서로를 오해하고 갈등하다 결국엔 사랑에 빠진다는 전개가 많아서다. 하지만 ‘또 오해영’ 박도경과 오해영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을 만큼 신선했다.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광대를 올리는 달달한 데이트 장면으로 잠시나마 연애를 하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에릭은 로맨스 전문배우로 입지를 굳힌 게 분명하다. 2년 전 방송된 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도 그랬지만 좀 더 애틋해지고 감정선이 깊어졌다. 이젠 표정하나만으로도 캐릭터를 표현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까. 앞으로 배우 에릭을 언급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될 듯하다.
무엇보다 서현진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보통의 여배우들은 작품 속에서 항상 예쁘게 보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는데, 그녀는 외모에 상관하지 않고 캐릭터의 행복과 슬픔을 가감 없이 표현해냈다. ‘그냥 오해영’이란 인물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가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이한위 김미경 김지석 예지원 허정민 등 모든 배우들과의 호흡도 최고였다. 살아있다는 것이 행복 자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이 드라마는 언제 봐도 즐거울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 및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