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주인공이었다. 드라마 ‘또 오해영’이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종영한 배경에는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가 있었고 매력이 넘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지난 28일 18회를 끝으로 안방극장을 떠났다. 동명의 이름이 있는 여자 두 명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재미와 공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독보적인 기록으로 인기 드라마 대열에 올라섰다. 시청률은 10%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치즈인더트랩’을 뛰어넘고 역대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인터넷 화제성 조사에서 매주 1위를 나타냈다.
이 드라마가 흥미로웠던 것은 보통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온갖 힘을 다 쏟는 로맨틱 코미디와 달리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참 뭉클하고 재밌었기 때문. 오해영(서현진 분)이 자신과 이름이 같은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에게 느끼는 콤플렉스, 이 콤플렉스를 예쁜 해영이 역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장면이 그랬다. 예쁜 해영에게는 진짜 가족이 없었고 엄마 황덕이(김미경 분)가 있는 보통의 해영이가 부러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 참 불쌍한 예쁜 해영이의 아픔이 담기면서 인물들의 감정이 개연성이 높아졌다.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오락가락하는 이야기를 띠면서도 극중 인물들의 감정의 변화를 세밀하게 다룬 것이 공감대를 높였다.
딸을 둔 엄마의 지극정성의 모성애가 표현된 덕이, 그리고 해영이의 아빠 오경수(이한위 분)와 해영이의 가족애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초반 웃음 지점이었지만 중반 이후에는 딸에 대한 보통의 부모들의 사랑과 미안한 감정이 표현되며 안방극장을 어지간히 울렸다. 중반 이후 널을 뛰는 전개로 실망한 시청자들이 해영이의 가족 이야기에 위로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박도경(에릭 분)의 정이 넘치는 회사 직원들, 그리고 도경이의 누나 박수경(예지원 분)과 절친한 친구 이진상(김지석 분)의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다. 수경과 진상이의 웃기면서도 강렬한 로맨스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고, 진상이의 난잡한 사생활에도 변치 않는 진한 우정은 흐뭇한 감정을 유발했다. 해영이의 든든한 지지자이자 참 멋있는 상사인 성진(권해성 분)과 말을 거칠지만 의리가 있는 여자 희란(하시은 분)도 이 드라마가 자극하는 판타지였다. 설레는 로맨스뿐만 아니라 이 땅에 참 좋은 사람들을 그려냈던 드라마였던 것. 따뜻한 사람이 가득한 설정은 간간히 짜증이 솟구치는 갈등 장치와 제작진의 질질 끄는 전개에도 ‘또 오해영’을 보게 만들었다.
거침 없이 망가지면서도 공감을 자극하는 연기를 할 줄 아는 서현진이라는 배우를 발견하고, 멋있는 남자 에릭의 진가가 다시 확인된 ‘또 오해영’. 에릭과 서현진 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 덕에 안방극장이 3개월간 많이도 울고 웃었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