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 경신, 그리고 배우들에게 ‘인생작’을 남긴 ‘또 오해영’이 안방극장을 떠났다. 여자 주인공 섭외가 되지 않아 방송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이 드라마가 일으킨 흥행은 반전이 있어서 더 강렬했다.
지난 28일 종영한 ‘또 오해영’은 본격적인 제작이 들어가기 전 대본이 재밌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꽤 돌았다. 허나 배우 섭외가 난항이었다. 여자 배우들이 줄줄이 고사한 가운데 ‘식샤를 합시다2’ 흥행을 이끈 서현진에게 최종적으로 낙점됐다.
때마침 tvN 금토드라마가 ‘응답하라’ 시리즈를 시작으로 ‘미생’, ‘시그널’이 크게 흥행하고 김혜수와 전도연 등 톱배우들이 포진된 까닭에 안방극장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을 때였다. 남자 주인공인 에릭을 제외하고 배우 구성으로는 ‘화려한 라인업’은 아니었던 ‘또 오해영’은 그렇게 망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시선 속에 출발했다.
‘치즈인더트랩’이 논란 속에 시청률 7%를 넘기며 종영했고, 후속작인 신하균의 ‘피리부는 사나이’도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가운데 ‘또 오해영’은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시작했다. 허나 첫 방송부터 대박 로맨틱 코미디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서현진의 망가지면서도 짠한 로맨틱 코미디 연기, 에릭의 멋들어진 매력과 앞을 알 수 없는 이야기로 시선을 끌어당겼다. 시청률도 치솟았다. 중반 들어 ‘치즈인더트랩’이 가지고 있던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뛰어넘었고 10%를 향해 돌진했다.
사랑에 솔직해서 상처 받을 일이 많은 여자 오해영(서현진 분)의 매력적인 모습, ‘올드미스 다이어리’ 박해영 작가의 생활 밀착형 공감 가는 대사는 2030 여성 시청자들과의 교감을 이끌어냈다. 너도 나도 꼭 보라는 입소문이 돌았고 웬만한 지상파 드라마를 기죽이는 높은 인터넷 화제성을 자랑했다.
신데렐라형 주인공이 아닌 사랑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여자 해영은 그렇게 여자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동시에 에릭과 서현진의 로맨스가 행복하길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거세게 불어닥쳤다. 스릴러 장르를 가미한 이 드라마는 박도경(에릭 분)의 죽음 ‘낚시질’로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다. 이야기의 개연성은 떨어졌지만,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설정과 우리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가치관이 공감의 균형성을 맞췄다.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예지원의 멋들어진 연기가 힘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진상(김지석 분)과 박수경(예지원 분)의 로맨스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 주인공 커플 못지않은 사랑을 받으면서 드라마의 흥미 요소가 다양해졌다. 지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현실적인 설정을 녹여들어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한 ‘또 오해영’. 드라마는 우리 곁을 떠났고, 배우들과 제작진에게는 ‘인생작’이라는 명성이 남았다. 그리고 안방극장은 덕분에 행복한 3개월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