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제대로 B급 방송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역시 이경규는 A급 입담이다. 존재만으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킹경규'. 이경규와 네 명의 제자들은 어느 때보다 큰 웃음으로 '라디오스타'를 장식했다.
이경규는 2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개그맨 이윤석과 윤형빈, 배우 한철우, 가수 유재환과 함께 출연했다. 이경규와 그를 따르는 인맥, 규라인 멤버들이었다. 이경규를 향한 절대적인 믿음은 물론, 거침없는 입담까지 닮아 있었다.
이날 이경규는 그야말로 '킹경규'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는 말마다 큰 웃음을 줬다. 특유의 '버럭' 개그는 물론, 후배들의 연이은 폭로도 솔직히 인정하고 자신의 입장을 재치 있게 설명했다. 이경규도 네 명의 제자들도 웃음이 넘쳤다.
특히 이경규는 이날 '라디오스타'의 독설 MC 규현을 꼼짝 못하게 했다. 이경규에 비해 한창 어린 후배 규현은 이경규의 한마디에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라디오스타' MC들마저 꼼짝하지 못하는 이경규의 힘이었다. 과거 수술 당시 쓰러져 위급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이경규는 예능인으로서 충실하게 웃음을 주려고 했다.
이경규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한 한철우의 활약도 돋보였다. 한철우는 이경규의 동네로 이사까지 왔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 이경규가 수술했을 때 5일간 옆에서 그를 보살피며 의리를 다진 선후배 사이다. 한철우는 이경규 못지않은 입담으로 MC들을 사로잡았다. 개그맨보다 더 웃긴 입담이었다.
이윤석과 윤형빈에 김국진까지 가세해 다양한 폭로가 이어졌다. 이경규를 모시는 충신 이윤석과 윤형빈은 함께 촬영하면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고, 이경규는 부정하지 않고 모두 인정하며 예능을 살려냈다. 그야말로 유쾌하고 통쾌한 토크쇼였다.
이경규는 등장부터 2회분 방송을 뽑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는데, 짧은 방송만으로도 이경규와 네 제자들의 예능감이 돋보여 다음 방송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킹경규의 미친존재감, 예능치트키로서의 활약은 제대로 된 'A급' 예능을 만들었다. 역시 언제봐도 '갓경규'의 선택은 옳았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