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다면 가차 없이 종료하겠다. 기조는 시청자들이 원할 때 까지다. (시청자들이)꾸준히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계속 하는 것이고 만약 식상하다는 의견이 더 많다면 미련 없이 프로그램을 내릴 것이다. 프로그램 시작과 종료는 제작진이 판단할 몫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수요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일이다.”
tvN 나영석 PD가 최근 진행된 예능 ‘삼시세끼’ 고창편 제작발표회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어촌편 시즌3로 다시 한 번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리게 됐고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방송 이후에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겸손하게 보이지만, 물론 그는 시청자의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PD다, 다르게 바라보면 고창편이 앞선 시즌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말로 들린다. 일단 보고 나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노잼’에 ‘노’자도 꺼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아닐까. 조기종영할 리 만무하다.
어촌편은 시즌2가 진행되는 동안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이 전남 만재도에서 하루 세 끼를 챙겨먹는 매우 일상적인 모습으로 큰 재미를 선사해왔다. 나영석 PD의 예능이 그렇듯 특별한 장치 없이도 먹고 놀고 자는 원초적인 모습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삼시세끼’가 인기가 높다는 말은 바쁜 일상에 얽매여 마음대로 자지 못하고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스타들의 모습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의미인데, 제작자로서 시청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정확하게 긁어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TV를 보며 일탈을 꿈꾼다.
예능은 망해야 끝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이 부족한 줄 알면서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급급하다보면 참고 노리고 있던 역습에 단번에 무너진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이 고수가 되는 비결인데, 나 PD가 그 덕목을 놓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발한 꼼수보다는 바른 길을 걷는 정도가 중요하다. 매 순간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다 보면 올바른 길을 걷게 될 터. ‘삼시세끼’ 시즌3가 이번에도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해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