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는 에릭, 서현진, 예지원, 김지석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들이 각각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중에서는 해영(서현진)의 직장 내 팀장으로 등장, 초반 짝사랑에서 차츰 선배로서 해영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매력남 '성진'을 맡았던 배우 권해성도 포함됨은 물론이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현실적인 남성상으로 드라마 초반 박도경(에릭)과 한태진(이재윤)이, 자꾸만 해영의 눈에서 눈물만 쏟아내게 할 때는 '오히려 성진 팀장과 결혼하는 게 가장 현실적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시청자 의견이 등장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두 사람은 극중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매력돋는 선후배 역할을 소화했던 터. 이후에도 해영의 일이라면, 진심으로 기뻐하고, 걱정하기도, 욱하기도 하는 모습으로 이른바 '꿀벌팀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오해영'로 거머쥔 관심과 인기에 어리둥절하다는 배우 권해성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오래 연기를 했는데, 이거 한 작품이 남긴 인상이 가장 크다. 연기가 다시 재미있어지고, 연기에 욕심이 생기게 한 작품이다"고 '또 오해영'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또 오해영'으로 주목받은 권해성은 '권민'이라는 이름으로 무려 10여년째 꾸준히 활동한 배우다. 앞서 '또 오해영'이 시작한 지난 5월 2일, 하루 전날인 5월 1일 '권해성'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는데, 첫 작품부터 대박이 난 케이스. 물론 '또 오해영'에서 그의 얼굴을 처음 본 이들은 그가 그저 새롭게 등장한 신인으로 아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름을 '권해성'으로 바꾸고, 이 작품으로 새롭게 데뷔를 한 기분이다. 작품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기분이 좋다. 이제껏 활동한 '권민'이라는 이름을 버린 것은 일말의 후회도 없다."
그가 데뷔한 영화 '썸'(2004)이나 허정민과 호흡했던 MBC '베스트 극장', 드라마 '동이'(2010)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tvN 드라마 '응급남녀' 등 CJ E&M 케이블 채널 드라마와도 인연이 깊다. 요즘 말하는 'CJ의 공무원'과도 같은 존재다.
권해성은 앞서 tvN 드라마 '응급남녀'에서도 모범생 스타일의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1년차 '김민기' 역할로 등장해 인턴 오창민 역 최진혁, 오진희 역 송지효 등과 호흡하며 '오해영'과 마찬가지로 호감 짙은 캐릭터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때 B팀 감독을 소화했던 이가 '또 오해영' 송현욱 PD로, 이때의 인연이 재차 이어졌다.)
하지만 그것보다, OCN 드라마 '나쁜녀석들' 오프닝을 열었던 남건욱 형사 캐릭터는 단연 압권. 극중 방송 촬영을 위해 곁을 따라오던 VJ 카메라를 통해 인간적인 모습이 담겼던 그는 연쇄살인범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오프닝으로 '나쁜녀석들'의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경찰청장 남구현(강신일)이 오구탁(김상중)을 주축으로 박웅철(마동석), 정태수(조동혁), 이정문(박해진) 팀을 모으는 게 만든 단초가 됐다.
권해성은 당시 4%를 넘기며 여전히 OCN 채널의 역대 1위의 기록을 안고 있는 '나쁜녀석들' 출연을 떠올리며 "여전히 기억 속에서 맴돌고 있는 작품"이라 표현했다. 그는 "당시 아이가 있는 형사의 역할이었다. 대사 중에 '우리딸, 우리 와이프 힘으로 버틴다. 너무 행복하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그때는 결혼 전이라 연기를 하면서도 와닿지 않았던 게 있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된 지금, 그때의 그 대사가 다시금 머릿속을 맴돈다. 지금 심정이 딱 그런 것 같다"고 아내인 배우 윤지민과 2014년 12월에 얻얻선 딸에 대한 애틋한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 속 역할이 크든 작든, '또 오해영' 성진 팀장처럼, 매력 넘치는 캐릭터를 다음에도 또 만나게 되는 행운이 왔으면 좋겠다. 권해성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시청자들을 처음으로 마주했는데, 앞으로도 쭉 좋은 인연을 맺고, 믿음을 주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 또, 훗날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더라도 할리우드 배우 휴 그랜트처럼 로맨틱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 gato@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각 작품 스틸 및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