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 국수 대신 택한 복수, 신의한수가 되다 [종영 D-day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6.30 13: 30

무게 중심은 ‘국수’가 아닌 ‘복수’에 있었다.
가벼운 분위기의 ‘쿡방’을 기대했다면 완전히 오산. ‘마스터-국수의 신’은 쫄깃하고 진한 맛이었다. 도저히 빈틈이 없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에 비장한 영상미,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긴장감과 이를 극대화 시켜준 명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기존 드라마들과 차별화되는 이 같은 특유의 분위기는 ‘국수’보다는 ‘복수’에 힘을 주면서 만들어졌다.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담은 드라마. 주인공들의 삶을 진하게 우려내는 연출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KBS 2TV 수목 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채승대 극본, 김종연·임세준 연출, 베르디미디어, 드림E&M 제작)은 오늘(30일)을 마지막으로 종영한다.
20회를 묵직하게 끌고 온 힘은 제작진의 연출력에서 나왔다. 한 장면 한 장면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 연출자와 스태프들은 국수 장인이 맛있는 국수 한 그릇을 말듯이 정성스런 한 그릇을 만들어냈다. 젊은 연출자들의 넘치는 센스가 드라마 화면구도와 분위기를 맛깔나게 구성하는데, 그 기법이 복수를 축으로 하는 통속극 연출과는 색달라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는 평이다.
인기를 끈 탄탄한 원작을 나름대로 흥미롭게 재구성했다는 점 또한 주목해볼만한 포인트였다.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흐름 중 복수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고 힘을 주면서 원작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탄생한 것. ‘국수’라는 소재를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원작을 현실감 있게 살려낸 부분도 호평 받을 만했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는 간단하고 명료했다. 한번 보면 똑같이 따라하는 재능으로 남의 인생을 훔치며 살던 모든 악의 축 길도(조재현 분)가 우연히 만난 하정태의 이름을 갖기 위해 그의 집에 불을 지르고 그 과정에서 정태의 어린 아들 순석(천정명 분)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뒤 보육원에 들어가 ‘무명’으로 개명한 채 복수를 꿈꾸며 성장하고, 복수를 펼친다는 스토리.
복수의 과정도 여느 통속극처럼 간단하지 않았기에 더욱 흥미로웠던 작품이다. 네 명의 주인공 천정명, 이상엽, 정유미, 공승연의 인생이야기가 복수와 함께 얽히고설키면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다채로운 그림들을 완성시켰다. 이 같은 지점들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집중도를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극복을 맛깔나게 살려낸 배우들의 열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면서 시너지를 냈는데, 명품 악역 연기로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조재현과 드라마 후반 극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상엽의 몰입감 높이는 밀도 높은 눈빛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한편 오늘 종영하는 ‘국수의 신’ 후속으로 김우빈, 수지가 주연을 맡은 ‘함부로 애틋하게’가 오는 7월 6일 오후 10시 첫 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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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국수의 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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