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금희의 마지막이 아름다운 건 모든 이들에게 전한 감사함이 있기 때문이다. 무려 18년 동안 지켜왔던 '아침마당'을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클 법도 한데 끝까지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씀씀이는 큰 여운을 남겼다.
이금희는 30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KBS 1TV '아침마당'에서 하차를 했다. 1998년 6월 15일을 시작으로 무려 18년동안 잡았던 '아침마당'의 마이크를 내려놓게 된 것. 1989년 KBS 16기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했던 이금희는 2000년 프리랜서 선언 후에도 '아침마당'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이금희는 그간 특유의 따뜻한 말투와 출연자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과 신뢰를 얻었던 진행자다. 이에 '아침마당'하면 이금희가 떠오를 정도로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기억된다. 그렇기에 이 같은 이금희의 갑작스러운 하차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
이는 이금희 역시 마찬가지일 터. 그럼에도 이금희는 차분하게, 또 진심 다해 KBS와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시청자와 자신을 부모자식 간으로 비유하며 "언제 어디서든 그 끈끈한 인연으로 다시 만날 거라 생각한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허리 숙여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이금희 모습은 큰 뭉클함을 안겼다.
그리고 이금희는 방송 이후 후크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 출연자 그리고 제작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이 있었기에 자신의 4천 5백여 일의 아침이 참으로 의미가 있었다는 것.
초등학생 때부터 꿈꾸던 아나운서가 될 수 있게 해준 KBS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은 이금희는 본인을 한없이 낮추며 겸손의 미덕을 보여줬다. 18년의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은 이금희가 왜 대단한 진행자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게 한 순간이었다. 그렇기에 이금희와 함께한 수많은 아침은 오래도록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테다. /parkjy@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