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두나는 지난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 '파라다 게이(Parada Gay)'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되며 온라인상에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밝은 미소로 퍼레이드 행렬에 가세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성 소수자 문제에 아직은 보수적인 한국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진 것. 하지만 30일 OSEN과 만난 배두나는 "왜 화제가 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의아해했다.
"거기에 4백만 명이 왔어요. 되게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물론 저는 촬영 때문에 갔지만, 촬영 때문이 아니면 또 어때요? 그게 왜 논란인지 전혀 모르겠어요."
배두나가 출연 중인 미국 드라마 '센스8'에는 다양한 인종, 성별, 성적 취향을 가진 여덟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특별한 능력을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 등을 공유하며 우정을 쌓아 나간다. 드라마의 영향일까? 배두나는 편견과 선입견 없이 소수자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자연스레 가진 것 같았다.
'센스8' 시즌2는 16개 나라에서 촬영을 진행중이다. 수많은 도시를 방문하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배두나의 마음에 가장 들어왔던 곳은 어디일까?
"전 멕시코가 좋았어요. 남들은 다 겁을 줬거든요. 치안이 좋지 않다고.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좋고, 음식도 너무 좋았어요. 예쁜 걸 좋아해요. 사람들이 프리다 칼라 뮤지엄에 가서 영감도 받고, 유럽과는 다른 날것의 그런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재작년에 갔을 때는 나이로비를 좋아했는데, 이번에 가서 더 반해 왔고요."
일찍이 워쇼스키 자매는 "다른 별에서 온 것 같다"며 배두나의 독특한 매력을 칭찬한 바 있다. 외국 감독이 알아본 배두나의 특별함은 사실 한국 팬들도 익히 알고 있는 부분이다.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에 중점을 둔 남다른 필모그래피 역시 눈길을 끄는데, 어쩌면 본질을 볼 줄 아는 편견없는 눈이 그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았다.
"'센스8'을 촬영할 때는 힘든 게 없어요. 없지 않지만, 무슨 생각이 드냐면 난 이보다 더 힘든 게 많았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릴때 다 겪어 온 거니까요. 트레이닝으로 치면 맨손으로 탁구 치는 게 힘들었어요. 6개월간 하루 4시간 맨손으로 탁구를 배우는 게 훨씬 힘들었는데, '괴물'로는 양궁을 배우고요. 스무살 때 이미 누드 신을 다 경험해봤죠. '복수는 나의 것'에서요. 영화를 찍어보니 어려운 게 없어요, 별로. 또 어려우면 신나요.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긴장되는 게 신나고요. 자극에 중독되는 것 같달까?"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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