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이우철 감독)이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웃었다. 하지만 1위의 기쁨도 잠시, 네티즌의 박한 평가에 울상을 짓고 있다.
'사냥'은 개봉 전부터 안성기와 조진웅, 손현주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한 데 뭉친 작품으로 예비 관객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특히 험난한 산속을 뛰고 구른 경력 59년 국민 배우 안성기의 열연, tvN '시그널'을 통해 '대세 배우'로 우뚝 선 조진웅의 변신이 영화의 관전포인트로 여겨졌다.
개봉 후 '사냥'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일단 안성기, 조진웅부터 한예리, 권율 등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호평일색이다. 조진웅은 1인2역을 자연스럽게 연기했고, 주인공 안성기의 대척점에서 상대를 절벽으로 몰며 긴장감을 줬고, 제몫을 충분히했다.
한예리는 어떤가. 지능이 부족한 10대 소녀 역을 맡은 한예리는 '웰컴투 동막골' 강혜정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별출연으로 함께한 손현주 역시 강렬한 존재감으로 영화의 후반부 여운을 남긴다.
또 거침없이 몰아치는 총격전도 볼만하다. 안성기를 쫓는 조진웅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기시감 때문일까? 끝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공간 산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의 긴장감은 배우의 또 다른 영화 '끝까지 간다'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영화 후반부의 부족한 개연성과 불친절한 전개다. 이미 '대호'와 '곡성' 등 산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를 본 관객들이 '사냥'의 예상치 못한 전개와 이를 끌어가는 거친 흐름에 어색함을 느끼며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섣부른 판단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 '사냥'은 '명량'으로 1,700만 관객을 동원한 김한민 감독이 제작과 각색을 맡은 작품으로 '최종병기 활'과 '끝까지 간다' 제작진이 함께 했다. 최고 제작진의 공력이 들어간 만큼 스릴러로서의 완성도가 아주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현재 최하점을 찍고 있는 포털 사이트 평점은 지나친 감이 있다.
결국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관객의 선택에 포털 사이트 평점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가장 객관적인 평가는 영화가 끝난 후 관객수로 판단될 것이다. 과연 박스오피스 1위를 찍은 이 영화가 최고의 제작진, 배우들의 명예를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사냥'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