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자신의 이름에 대한 무게감을 고백했다. 이는 조진웅이 배우로서 바르게, 또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줬는데, 진중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믿음이 간다.
조진웅은 지난 3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영화 '사냥' 홍보차 출연을 해 손석희와 짧지만 깊이감 있는 대화를 나눴다. 손석희는 이성민과 함께 찍은 광고에서 나온 "잘 가고 있는 거지?"라는 대사를 먼저 물으며 그의 무명시절을 언급했다.
부산에서 10년간 연극을 한 뒤 2004년 영화 데뷔를 한 조진웅에게 길었던 무명 시절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자양분이자 버팀목이라는 것. 그래서 소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진웅은 "다시 그 때로 가라고 한다면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손석희는 대부분 앞부분까지만 얘기한다며 조진웅의 솔직함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라면 역할의 경중 상관없이 출연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단역도 상관없다는 것.
이재한 형사 역을 맡았던 '시그널' 역시 마찬가지. '아가씨', '사냥', '해빙' 등 최근 출연작들이 워낙 무거운 분위기였기 때문에 '시그널' 출연을 고사했었다고. 하지만 '20년 후에는 뭔가 바뀌었겠죠'라는 이재한의 대사 한 줄에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드라마 속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의미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게 조진웅은 무슨 역인지도 잘 모른 채 '시그널'에 합류를 하게 됐다.
조진웅은 시종일관 손석희도 놀랄 정도의 입답을 과시했다. 분명 긴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짧게 툭툭 던지는 말 속에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본명과 얽힌 대화에서는 그가 얼마나 진중한 사람인가를 다시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진웅의 본명은 조원준. 조진웅은 그의 아버지 이름이다. 조진웅은 "'말죽거리 잔혹사'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묻길래 문득 아버지 이름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여쭤봤더니 허락을 해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욕을 먹으면 우리 아버지가 욕을 먹는 것 같으니까 절대 그렇게 하지는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지금은 제 이름을 찾아야 될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는 아버지 이름을 돌려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지금껏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 조진웅에게 이 이름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것일테다. 그리고 이는 곧 '배우 조진웅'이 바르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자 길잡이가 됐음이 분명하다. /parkjy@osen.co.kr
[사진] '뉴스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