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미드 출연도 전에 하차 약속부터 [인터뷰①]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7.01 07: 40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센스8'은 워쇼스키 자매의 첫 TV 연출작으로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가 여덟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배두나는 극 중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한국 대기업의 부사장 선 역을 맡았는데, 선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의식, 감정을 공유하며 특별한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배두나는 '주피터 어센딩' 촬영 당시 워쇼스키 자매로부터 '센스8'의 제안을 받았다. 워쇼스키 자매는 매번 작품을 찍으면서 차기작 캐스팅 제안도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편이라고. 이번에는 "무술하는 여자 역할에 첫 TV 드라마"라는 워쇼스키 자매의 말에 배두나는 살짝 겁이 났다고 30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처음엔 살짝 겁이 났어요. 왜냐하면 TV는 파일럿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에요. 기본 시즌5까지 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했죠. 이렇게 2년에 한 편씩 다섯 시즌까지 가면 제가 마흔 다섯 살인데 10년 발차기 하기가 너무 겁이 나더라고요. 제가 그 때는 결혼도 할지 모르고, 아이를 낳을지도 모르고요. 임신해서 어떻게 무술하는 역할을 하겠어요."

워쇼스키 자매는 그런 배두나에게 약속 아닌 약속으로 확신을 줬다. 행여 임신을 하게 되면 배역을 죽여주겠다(?)는 것. 
"10년은 긴 시간이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이런 말 해도 되나?(웃음) 임신하면 죽여준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럴까요?' 이러면서 했죠."
'센스8'은 여러모로 독특한 작품이다. 인종과 국가, 성별이 다른 여덟 사람이 함께 감정과 생각을 공유한다는 콘셉트는 지금까지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다. 거기에 '매트릭스'부터 최근의 '클라우드 아틀라스', '주피터 어센딩'로 이어진 워쇼스키 자매의 진보적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또 성에 대해서도 노골적이고 솔직한 표현이 돋보인다. 배두나는 워쇼스키 자매와의 대화를 통해 육체적인 표현을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바디 커넥션을 표현하는 부분이 금기시 될 수 있죠. 라나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왜 죽이는 문화에 대해 아무렇지 않으면서 사람들 사이의 아름다운 바디 커넥션에 대해서는 부끄러워하고 금기시하느냐'고요. 총을 쏘는 장면을 볼 때 아무렇지 않은데 왜 살이 나오면 부끄러워하느냐고 했어요. 그때 나름대로 깨달음을 느꼈어요. 명화를 보면 아름답잖아요. 그런 걸 요즘 더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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