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곡은 방송이 만든다?
가수들의 신곡 발표시 방송만한 홍보수단도 없겠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방송을 위해 만든 곡이 차트를 휩쓸고 있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드라마 OST 붐이 일었던 것에 이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음원 등이 차트를 점령하며 선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음원차트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가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물론 걸그룹 여자친구와 블락비 지코 등이 선전하긴 했지만, '태양의 후예' OST는 상반기 음원차트 결산(가온차트 기준)에서 톱10에 무려 다섯 곡이나 순위에 올랐다. 인기드라마의 좋은 OST가 사랑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올해는 유독 많은 곡들이 장기간 인기를 끌었다.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이자 연기자로 활동 중인 수지가 부른 KBS 2TV 새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의 첫 번째 OST '링 마이 벨(Ring My Bell)'도 이날 공개 직후 음원차트 상위권을 장식했다.
이어 걸그룹 대전이라 불릴정도로 화려한 라이업을 자랑하며 많은 신곡들이 쏟아진 가운데, 이번에는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5'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이먼 도미닉의 '니가 알던 내가 아냐'를 시작으로, '맘 편히', 자이언티의 '쿵'과 '머신 건'까지 연이어 롱런 태세를 갖췄다. 여름엔 유독 많은 가수들이 듣기 좋은 썸머송으로 컴백하는데, 당분간은 '쇼미더머니5'의 차트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쇼미더머니5'에 이어 예상하지 못했던 복명이 등장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팀이 발표한 언니쓰의 '셧 업(Shut Up)'이 주요 8개 음원차트 1위를 올킬한 것. 민효린의 꿈을 이뤄준다는 의미에서 출시된 음원인데, 박진영이 작사 작곡해 완성도를 높였고, 유희열이 피처링에 참여했다.
드라마 OST와 '쇼미더머니5',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의 연이은 활약으로 컴백 가수들의 신곡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가요제를 시작하면 음원차트까지 점령하는 것처럼, 인기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그만큼 강력해진 것. 또 음악 예능이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음원차트에 방송의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방송(삽입)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더라도 높은 완성도의 곡이기 때문에 음악 팬들의 관심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쇼미더머니'의 경우 시즌마다 히트곡을 배출하며 화제를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음원강자 사이먼 도미닉과 자이언티 등이 합류한 만큼 화력이 막강하다.
언니쓰의 경우도 당분간 화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걸그룹 제작부터 화제를 모은 것은 물론, 박진영 등의 참여로 꾸준히 이슈를 만들어냈기 때문. 특히 1일 KBS 2TV '뮤직뱅크'를 통해 데뷔 무대로 갖는 만큼 꾸준한 관심이 예상된다. /seon@osen.co.kr
[사진]엠넷,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