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훈이 엄청난 오열 연기를 펼쳤다. 역대 조선의 왕 중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는 선조의 속마음을 표현하면서 보는 이들을 감동하게 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에서는 선조(이지훈 분)의 흑주술을 고쳐낸 허준(윤시윤 분)과 연희(김새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선조는 홍주와 허준 사이에서 결국 허준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선조는 어린 시절부터 홍주의 흑주술에 걸려서 다른 사람들을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다. 그로 인해서 몸에 가시가 돋고 고통을 겪는 병으로 발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선조가 걸린 흑주술은 매개체가 없는 언령술이라는 수준 높은 것이라서 푸는 방법도 쉽지 않았다. 바로 선조가 속에 있는 진심을 토해내야 했다.
선조의 진심을 듣는 것은 어려웠지만, 그 진심은 놀라웠다. 선조는 흑주술로 인해 고통을 겪은 과거와 좋은 왕이 되고 싶었다는 소망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선조는 5분이 넘는 시간동안 눈물을 흘리며 속마음을 고백했다. 후궁을 어머니로 둔 서자 출신 왕으로 궁에서 겪었던 핍박과 부담감 그리고 잘 해내고 싶었던 욕심까지 모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역사 속에서 선조는 임진왜란 당시에도 이후에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도망간 선조의 행동은 어떻게 봐도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마녀보감’에서 선조의 모습이 왜곡은 아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선조의 속내를 조금 엿보여 줬을 뿐이다.
모든 것은 선조를 연기한 이지훈 덕분이다. 충분히 선조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대사를 수준 높게 전달하며 감동을 끌어냈다. 이지훈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서는 김명민에게 불만을 가진 막내 형사로 출연해서 인상적인 코미디 장면을 남기기도 했다.
이지훈은 ‘마녀보감’에서도 윤시윤과 김새론 그리고 염정아 사이에서 훌륭한 조연으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지훈의 다음 작품이 더욱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마녀보감' 방송화면 캡처